과거엔 비만이 수정및 종속번식능력의 척도로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루벤스나 고야의 그림에서 풍만한 여인은 성적매력이 있는 여인으로
표현됐다.

그러나 지금은 비만이 당뇨병 관절염 심장병 폐질환을 유발하고 수명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만은 일반적으로 남자는 표준체중의 25%, 여자는 30%를 초과했을때로
정의된다.

표준체중(kg)은 키(cm)에서 1백을 뺀후 0.9를 곱한 숫자다.

비만은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다.

유전적 요인이 가장 중요하고 운동부족, 과다한 음식섭취, 약물복용,
내분비계 장애 등이 원인이 된다.

이렇게 생긴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초래한다.

이밖에 관절염 통풍 암 내분비계 이상질환도 유발한다.

비만 자체가 성기능장애를 초래한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그러나 비만이 야기하는 이같은 여러 질환들이 성기능장애를 부른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견할수 있다.

비만한 사람은 핏줄에 혈전이 많이 끼고 혈압도 높다.

이런 현상은 음경동맥에도 나타난다.

이에 따라 음경동맥이 좁아지고 잘 이완되지 않으므로 음경해면체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줄어들고 결국 혈관성 발기부전이 나타나게 된다.

비만환자에서 5~10배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은 혈당 뿐만 아니라 핏속의
지질을 높인다.

심장에서 갈라져나온 관상동맥도 좁아지게 만든다.

표준체중의 60%를 초과하는 심한 비만남성에서는 혈중 남성호르몬치가
감소한다.

이에 따라 성욕감소와 발기장애가 초래된다.

여성형유방이 생기는 등 남성이 여성화되고 불임에 빠지는 증후도 나타난다.

불필요한 인슐린이 핏속에 다량 분포함으로써 남성호르몬이 감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비만이 심해지면 하복부의 지방층이 두꺼워지면서 음경이 깊숙이
함몰돼면서 발기가 돼도 성행위조차 불가능해질수 있다.

아울러 비만한 사람은 사회의 놀림감이 되면서 우울증 불안증에 걸리기
쉽다.

우울증환자의 40%는 발기장애를 호소한다.

또 불안증은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음경해면체 평활근의 이완을
억제하므로 발기가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불안증환자의 30~70%가 발기부전에 걸려 있다.

필자는 4백여명의 비만한 성인남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계 혈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성인병을
예방해야 한다.

체중을 줄이거나 음경복합초음파검사를 이용해 성인병에 의한 발기장애를
조기에 진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우식 < 이화여대 의대 교수 목동병원 비뇨기과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