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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7일자) 규제개혁이 겉도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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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상반기중 정부의 규제개혁실적이 극히 미흡했다는 자체평가는 아직도
    각부처가 그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않고서야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연내에 현행
    규제를 50%이상 폐지토록 여러차례 강조했음에도 그 정도로 부진한 실적을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5일 김종필 국무총리서리 주재로 열린 정부업무 심사평가회의에
    보고된 상반기 규제개혁실적은 17개부처의 총규제건수 7천9백59건중 16%인
    5백70건을 정비한데 불과했다. 뿐만아니라 각 부처가 제시한 올 연말까지의
    개혁목표 자체도 부실하다는 평가였다.

    물론 국무총리실은 행정규제기본법에 의한 각부처의 연차별정비계획이
    최근에야 확정됐고 이중 금년도 추진과제는 오는 10월말까지 실천안을
    마련한다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기때문에 상반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숫자상의 목표달성 여부가 아니라
    기업활동과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핵심규제들이 얼마나 풀리고 있느냐는
    점이다.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조정관실은 각부처가 제출한 정비계획이 상당
    부분 건수 채우기에 급급하고, 특히 핵심과제들에 대한 개혁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 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규제개혁은
    등록이나 허가제를 신고제로 한단계 낮추고, 제출서류를 10개에서 5개로
    줄이는 식의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그 건수가 수천, 수만 건에 달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규제개혁이 성과를 거두기위해서는 두가지 점에서 각부처의 의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기업과 국민을 불신하는 권위주의 사고를 불식하는
    일이다. 풀어주면 악용하기 때문에 간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전근대적인
    우월의식을 하루빨리 버리지않으면 안된다. 다음은 부처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물론 각부처가 소관업무를 챙기면서 다른 업무보다 중요하다고 강조
    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대변화에 역행하는 과도한 할거의식
    은 국가발전의 저해요소이다.

    다만 정부 각부처가 스스로 소관분야에 대한 규제개혁을 추진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을 감안할 때 지난 4월부터
    가동중인 민관합동의 규제개혁위원회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규제개혁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설정한 것은 오래전의 일인데도 아직
    당위성을 따지고 핵심과제를 선정하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규제개혁에 관한한 정부의 모험에 가까운
    발상의 전환과 실천이 중요하다. 또 개혁에는 항상 과도기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고 극복하려는 국민들, 특히 이해집단의
    인내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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