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대기업-중소기업 신협력시대] '하도급 구조 재편'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수직적 전속체제는 수평적 개방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경쟁논리가 도입되면서 온정주의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대기업들의 협력업체 공개모집과 계열을 파괴하는 협력망 구축은 국내
    기업 풍토에서는 생각할 수 없던 일.

    그러나 이제는 산업계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현상이 돼버렸다.

    하도급 구조가 이처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 변화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버텨낼 수가 없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체제로는 더 이상 기업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윈-윈(Win-Win) 전략"을 몸소 터득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협력업체를 공개모집하기 시작했다는 것.

    95년 현대자동차가 시작한데 이어 이제는 대우전자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전자 등 거의 대부분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

    가구업체인 퍼시스등 중견기업들도 협력업체 공개모집에 나서고 있다.

    협력업체를 공개모집하는 방법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응찰대상업체를 골라 경쟁을 시키는 방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전혀
    관계없는 업체들도 새롭게 협력업체에 선정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첫번째는 현대자동차와 대우전자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는 부품별로 사양과 재질을 기존 거래관계가 있는 2~3개 업체에
    동시에 공개하고 이들 부품업체가 원가 납기 품질수준및 기술수준 등을
    계산해 제출한 서류를 실사를 거쳐 낙찰시키는 방식이다.

    원가경쟁력과 납기가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두번째는 현대중공업이 대표적 사례다.

    현대중공업은 인터넷을 통해 신규사업에 필요한 자재를 공개구매하고 있다.

    모든 업체들에 동등한 자재납품기회를 공개함으로써 값싸고 품질이 우수한
    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역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 납품업체 선정의 투명성이 목표다.

    이같은 공개모집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외 기업 모두에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소싱"이다.

    "최적 조달"의 개념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현대자동차등이 외국 부품업체에도 응찰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실력이 없으면 더이상 발을 붙일 곳이 없다는 얘기다.

    당연히 온정주의식의 구매행태는 사라지고 있다.

    공정한 채점을 통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까닭에 과거 다소 불미스러웠던
    모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비리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같은 울타리 안의 계열기업도 경쟁력이 떨어지면 협력 관계를 청산
    하는 계열파괴 현상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협력업체 소수정예화 바람도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들이 하도급 관계에 있는 협력업체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 이들을
    대형화 전문화하여 기술 경영관리 전문인력등 각종 지원을 집중시키려는
    움직임이다.

    모듈화도 같은 개념이다.

    모든 부품을 모기업이 받아 작업을 하지 않고 협력업체가 다른 부품업체
    로부터 납품을 받아 1차적인 조립을 해오는 것이다.

    모기업만 작업공수가 줄어드는게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부가가치가 남게
    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방만한 협력업체 관리에 따른
    손실을 줄이자는 차원이기도 하다.

    부품공용화와 유사부품 업체들간 통합도 마찬가지다.

    모기업들이 같은 기능의 부품을 사용해 원가를 낮추면서 협력업체의 대형화
    도 도모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동종의 부품업체는 통합이 가능해져 더욱 대형화하고 전문화될
    수 있다.

    대기업들은 이런 기업에 지원폭을 크게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심약자의 한국 시장 투자법

      “한국 시장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지난 4일 미국 월가의 경제 분석가인 짐 비앙코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등 그야말로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면서 강남 테헤란로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이란으로 착각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정말 심장이 약한 사람은 한국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맞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최근의 변동성은 역사적으로도 큰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고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인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기대도 유효하다.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가 만성적인 저평가에서 벗어나 추세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그렇다면 심장이 약한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장지수펀드(ETF) 전문가로서 필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우량주에 고르게 분산된 ETF를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것이다. 우선 ETF는 투자자에게 종목 선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지난 2025년을 보면 코스피는 연간 76%나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에 포함된 세 종목 중 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

    2. 2

      우리의 찬란했던 청춘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나는 코카인을 흡입하거나 대마초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이건 티끌만큼도 자랑스럽지 않지만 내가 늦되고 수줍음 과잉이라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연모하는 소녀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내 사춘기는 지나갔다. 나는 미술실에서 밤늦게까지 정물화를 그리거나 혼자 조용히 책을 읽었다. 청소년기의 내 취향은 청고했는데, 그건 친교의 범주가 좁았거나 남자건 여자건 나쁜 인간을 피해 나간 행운 덕분이다. 스물 중반 출판사에 입사해 편집 일을 배우며 비로소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며 맥주를 입에 댔다.내일은 없다는 듯 퍼마신 날들A 선생과는 출판사 편집부에서 번역자와 편집자로 만났다. 나는 스물다섯 살로 새내기 편집자고, A 선생은 마흔한 살로 꽤 이름난 번역가이자 술꾼이며 낚시꾼이었다. 영자신문 기자를 거쳐 번역가로 나선 A 선생의 영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내 첫 일감이 A 선생이 번역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원고 교정이었다. 헌책방에서 구한 <어둠의 심연에서>라는 카잔차키스 산문집을 읽었을 뿐이었다. 그런 처지에서 ‘피의 여로’를 겪은 작가의 생애를 속속들이 알게 된 뒤 언젠가 작가의 고향이자 무덤이 있다는 지중해의 크레타섬을 가보리라는 결의를 혼자 속으로 다졌다.내가 A 선생과 만난 1980년은 화요일로 시작되는 윤년이었다. 유신헌법으로 장기 집권을 꾀하던 독재자가 죽은 이듬해 광주 5·18 항쟁의 비극을 목도했다. 그해 컬러TV가 전국 시판을 시작하고, ‘전국노래자랑’이 KBS TV에서 처음 방영되었다. 8월 말 장충체육관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 표결로 전두환이 대통령 권좌를 차지하고, 곧 대학 휴교령도

    3. 3

      [이고운의 자본시장 직설] 상장을 재촉하는 전화가 울리면

      ▶마켓인사이트 3월 24일 오후 4시 4분중국에서 2024년 즈음 자주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 등 투자자가 연락하면 중국 기업인들은 긴장했다. “약속한 기한 안에 귀사의 기업공개(IPO)가 어렵다면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고, 응하지 않으면 소송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말이 나올까 봐 걱정돼서였다. 중국에서 IPO가 쉽지 않았을 때의 풍경이다.2년 전인 2022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22년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마켓(커촹반) 등에 상장하려는 기업이 줄을 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반도체 등 혁신 기술기업 상장을 반겼다. 그해 중국 본토에서만 399개 기업이 상장으로 857억달러(약 128조원·언스트앤드영 집계 기준)를 조달했다. 세계 IPO 규모가 공모금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61% 급감하는 동안 중국만 3% 늘었다. 中 IPO 위축의 파장IPO에 관한 중국 당국의 기조는 이듬해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부진하자 정책의 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이 급증하면 청약에 자금이 몰려 증시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묶인다. 기존 상장사의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국은 IPO를 암묵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2024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유기업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의 자회사인 농약·비료 기업 신젠타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그 배경에는 당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해 중국 본토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00개 남짓에 그쳤다.이 여파는 IPO를 전제로 투자금을 유치하던 중국 기업들에 미쳤다. 상장 문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