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일 재보궐선거 결과는 향후 정국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정부의 개혁 추진과 정계개편 작업, 국회 후반기 원구성, 여야각당의
당권경쟁 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사는 경기 광명을과 서울 서초갑, 부산 해운대.
기장을 선거의 향방이다.

서울 종로, 수원 팔달, 강릉을, 대구 북갑 등 4개 지역은 정국의 변수가
안된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우선 광명을의 경우 여든 야든 승리하는 쪽이 이번 재.보선 전체를 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회의 조세형 후보가 승리한다면 여권이 해운대.기장을, 대구 북갑,
강릉을 등 동쪽지역 3곳을 한나라당에 내준다해도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잡게 될 전망이다.

조 대행의 개인적 위상강화는 물론 여권이 개혁추진 등 정국을 풀어나가는데
탄력이 붙게될 것이란 관측이다.

조 대행이 이길 경우 당내 2인자로서 위상을 굳히고 내년 4월 전당대회때
까지 당을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이 다시 가시화되고, 여권의
정계개편 작업도 활기를 띄면서 국회 후반기 원구성과 "김종필 총리임명
동의안" 처리문제 등에서도 여권이 주도권을 잡게 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해운대.기장을에서 자민련 김동주 후보까지 승리할 경우 여권의
"PK지역 첫 교두보 확보"라는 과실을 내밀며 자민련이 모처럼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이같은 경우가 현실로 드러난다면 탈당 등 당 동요가
가속화되고 인책론 공방에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당권경쟁이 가세하면서
최악의 경우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해운대.기장을 패배는 민주계 와해를 촉발시켜 민주계 일부 의원
들의 여권행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나라당 전재희 후보가 광명을에서 승리할 경우 상황은 급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조 대행을 공천한 김 대통령과 동교동계가 타격을 받게되고 개혁 및
정계개편 추진 등 정국운영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여권은 당정개편 등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각종 개혁작업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잡고 정부여당
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를 촉구하는 등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기장을에서 한나라당 안경률 후보가 이길 경우 "부산정서"가 공고함
을 재확인하는 반면 자신의 출신지에서 패한 자민련 박 총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 불가피하다.

서초갑의 경우 한나라당 박원홍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지역의 두터운
구여권 지지성향을 확인하는 의미에 그친다.

그러나 자민련 박준병 후보나 국민신당 박찬종 후보가 이긴다면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자민련의 첫 서울입성을 의미하는 박준병 후보의 승리는 공동정권의 한
축으로서 자민련의 입지를 강화하고 "탈 충청권"을 겨냥한 지지기반 확충
작업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당 박찬종 후보가 승리할 경우 박 후보 개인의 정치적 재기라는 의미
외에 박 후보를 중심으로한 신당과 한나라당내 민주계 등 일부 세력간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