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신화를 버려야 산다 .. 김병주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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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 서강대 교수. 경제학 >
신화라면 우리는 대뜸 아르테미스, 아폴로 등이 천지를 주름잡는 그리스
신화를 떠올린다.
신화란 무엇인가.
역사 이전 오랜 세월의 안개속에서 부족들마다 신앙의 대상을 신격화해서
전해 내려온 설화를 말한다.
자연계 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절에 엄청난 대사건에 대해서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들의 기적같은 일들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역사시대에도 신화는 살아있다.
한국인은 60~7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는 평가에 으쓱해
한다.
국토분단, 민족상잔과 대량파괴의 전쟁, 절대 빈곤을 딛고 일어선 한국경제
의 발전은 20세기 후반 세계경제사의 가장 획기적 사건중 하나였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적도 아니고, 더구나 신화도 아니었다.
생산요소의 투입증대와 효율적 배분, 기술진보와 같은 전통적 성장요인에
추가하여 기업인과 정부관료의 대외지향 전략이 주효했을 뿐이다.
당시 자유무역 기조의 국제경제질서가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고도 경제성장의 "기적"이 IMF지원금융 이후 미증유의 경제사회 "위기"로
급변했다.
신화속 인물이 재등장해 경제회생의 기적을 이루어주기를 기대할 수 없다.
경제위기 탈출은 지난날 고도성장기와 달라진 대내외 경제여건의 냉엄한
점검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우선 국제경제질서가 달라졌다.
세계무역기구(WTO)시대는 과거 국내산업 지원정책들이 무장해제됨을 의미
한다.
정부관료가 베푸는 보호와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져야 국익이 증진된다.
민주화운동이후 "성장 먼저, 분배 나중"이 "성장 불문, 분배 우선"으로
뒤바뀐 노동시장의 투쟁성 경직성이 꺾여 누그러져야 한다.
확대지향의 기업경영을 수익성지향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이 만나면 주고받는 우문우답이 위기탈출시기 문제다.
정부권력 핵심부에서 1년반이면 IMF를 "졸업"한다고 했으니, 내년 하반기
까지 기다려 보기만 하면 될까.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우선 WTO 및 구미제국의 시장개방압력이 국내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늦추어질 기세가 아니다.
자동차시장이 그렇고, 농산물시장도 그렇다.
우둔했던 정치권을 비롯해서 경제위기의 원인 제공자가 아닌 경제주체가
없다.
가장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할 정부관료 가운데 현재 위기국면을 오히려
관치경제의 고삐를 조이는데 기승을 부리는 작태가 우려할만한 지경이다.
줄줄이 도산위기에 있는 기업들도 아직 대마불사의 신화에 연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기국면에 임금인상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들이 버티고 있는
노동시장이 어려운 걸림돌이다.
가장 꼴불견은 금융노조다.
고객 주주 모두를 외면한 제몫 챙기기의 극치가 일부 퇴출은행에서
발견되었다.
요즘 또다른 유행어는 "국민 합의"다.
현대의 다원적 사회구성에 비추어 그것은 "집단 의지"라는 개념처럼
도출하기도 어렵고 위험성마저 내포하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특정집단이 반대의견을 분쇄하는 무기로 이용하는 성향 때문이다.
서로 엇갈리는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국민들에게는 다수의견은 있으되,
반대의견을 잠재우는 국민합의는 없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들마저 계몽된 이기심에 이끌려 소극적으로나마
동의하도록 도출하는 절차를 밟는 길고 고통스런 과정이 있을 뿐이다.
한국이 구조조정에 어느정도 성공한다해도 단독으로 위기탈출이 가능한데
아니다.
일본의 금융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중국의 국영기업부문 개혁이 함께
성공해 양국의 통화가치가 안정될 때 비로소 경제회생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경제위기 조기 탈출론은 국민불안의 일시적 해소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추후 불가피한 말바꿈에 따른 정부신뢰가 추락하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 노력을 게을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기 연장의 위험이 있다.
경제에는 기적이 없다.
신화는 냉엄한 현실의 계산법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그것은 정부가 "DJ노믹스"를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
신화라면 우리는 대뜸 아르테미스, 아폴로 등이 천지를 주름잡는 그리스
신화를 떠올린다.
신화란 무엇인가.
역사 이전 오랜 세월의 안개속에서 부족들마다 신앙의 대상을 신격화해서
전해 내려온 설화를 말한다.
자연계 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절에 엄청난 대사건에 대해서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들의 기적같은 일들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역사시대에도 신화는 살아있다.
한국인은 60~7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는 평가에 으쓱해
한다.
국토분단, 민족상잔과 대량파괴의 전쟁, 절대 빈곤을 딛고 일어선 한국경제
의 발전은 20세기 후반 세계경제사의 가장 획기적 사건중 하나였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적도 아니고, 더구나 신화도 아니었다.
생산요소의 투입증대와 효율적 배분, 기술진보와 같은 전통적 성장요인에
추가하여 기업인과 정부관료의 대외지향 전략이 주효했을 뿐이다.
당시 자유무역 기조의 국제경제질서가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고도 경제성장의 "기적"이 IMF지원금융 이후 미증유의 경제사회 "위기"로
급변했다.
신화속 인물이 재등장해 경제회생의 기적을 이루어주기를 기대할 수 없다.
경제위기 탈출은 지난날 고도성장기와 달라진 대내외 경제여건의 냉엄한
점검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우선 국제경제질서가 달라졌다.
세계무역기구(WTO)시대는 과거 국내산업 지원정책들이 무장해제됨을 의미
한다.
정부관료가 베푸는 보호와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져야 국익이 증진된다.
민주화운동이후 "성장 먼저, 분배 나중"이 "성장 불문, 분배 우선"으로
뒤바뀐 노동시장의 투쟁성 경직성이 꺾여 누그러져야 한다.
확대지향의 기업경영을 수익성지향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이 만나면 주고받는 우문우답이 위기탈출시기 문제다.
정부권력 핵심부에서 1년반이면 IMF를 "졸업"한다고 했으니, 내년 하반기
까지 기다려 보기만 하면 될까.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우선 WTO 및 구미제국의 시장개방압력이 국내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늦추어질 기세가 아니다.
자동차시장이 그렇고, 농산물시장도 그렇다.
우둔했던 정치권을 비롯해서 경제위기의 원인 제공자가 아닌 경제주체가
없다.
가장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할 정부관료 가운데 현재 위기국면을 오히려
관치경제의 고삐를 조이는데 기승을 부리는 작태가 우려할만한 지경이다.
줄줄이 도산위기에 있는 기업들도 아직 대마불사의 신화에 연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기국면에 임금인상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들이 버티고 있는
노동시장이 어려운 걸림돌이다.
가장 꼴불견은 금융노조다.
고객 주주 모두를 외면한 제몫 챙기기의 극치가 일부 퇴출은행에서
발견되었다.
요즘 또다른 유행어는 "국민 합의"다.
현대의 다원적 사회구성에 비추어 그것은 "집단 의지"라는 개념처럼
도출하기도 어렵고 위험성마저 내포하는 개념이다.
왜냐하면 특정집단이 반대의견을 분쇄하는 무기로 이용하는 성향 때문이다.
서로 엇갈리는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국민들에게는 다수의견은 있으되,
반대의견을 잠재우는 국민합의는 없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들마저 계몽된 이기심에 이끌려 소극적으로나마
동의하도록 도출하는 절차를 밟는 길고 고통스런 과정이 있을 뿐이다.
한국이 구조조정에 어느정도 성공한다해도 단독으로 위기탈출이 가능한데
아니다.
일본의 금융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중국의 국영기업부문 개혁이 함께
성공해 양국의 통화가치가 안정될 때 비로소 경제회생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경제위기 조기 탈출론은 국민불안의 일시적 해소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추후 불가피한 말바꿈에 따른 정부신뢰가 추락하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 노력을 게을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위기 연장의 위험이 있다.
경제에는 기적이 없다.
신화는 냉엄한 현실의 계산법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그것은 정부가 "DJ노믹스"를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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