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의 완전해제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해당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산품의 품질이 그동안 크게 향상되고 IMF한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낙관적인 관측도 있다.

하지만 캠코더 플라스틱지퍼 도자기 시계 등은 직격탄을 맞게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른 품목도 중장기적으로는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 캠코더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다.

비공식 유통경로를 통해 들어온 소니등 일본산이 이미 시장의 50%를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캠코더는 소비자들의 일제 선호도가 높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캠코더 보급률은 아직 10%선에 불과하다.

앞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이 시장을 일본제품에 빼앗기지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업체중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캠코더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품질경쟁력에서 일본에 크게 뒤진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LG의 경우엔 캠코더사업 지속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내에 일본산이 50%이상
장악할 것"라고 분석하고 있다.

자국브랜드가 있을 경우 외산이 아무리 뛰어나도 50%선을 넘지못한다는
일반적 관행에 비추어볼 때 국내 업체들의 사업의지가 중요한 변수다.

<> 컬러TV(25인치이상) =지난 6월 25인치 미만 소형 컬러TV의 수입선다
변화가 해제됐으나 영향은 미미하다.

문제는 대형제품이다.

TV는 대형제품일수록 일제 선호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일제 TV의 국내 판매가 증가, 3년내 전체
시장의 10%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외국산 TV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4% 정도다.

TV수상기를 둘러싼 시장쟁탈전은 지금보다는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2001년께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TV수상기 자체를 바꾸어야하기 때문에 국내
가전업체들은 지금 당장보다는 그 때를 대비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팩시밀리 =일본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품목이다.

국산제품이 해외시장에 수출을 하고 있을 만큼 기술 가격 모두에서 경쟁력이
있는데다 일제의 인지도도 그다지 높지 않아서다.

특히 이 제품은 액체잉크나 토너 등 소모품장사성격이 짙어 일본회사들이
무리하면서 들어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복사기 =현재 분당 복사속도 50장이내 제품이 해제대상이다.

이 분야는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신도리코 등 일본과 연관있는 회사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90%가까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수입선다변화 해제와 함께 미놀타 샤프 등이 직접 시장개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긴하나 점유율이 10%를 넘지는 못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이동전화 단말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으로는 국내업체들이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소니 NEC 미쓰비시 교세라 등 일본 업체들은 한국시장진출을
위해 CDMA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일제휴대폰이 수입될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나 디자인
무게면에서 국산 제품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국내 PCS단말기보다 훨씬 가벼운 60g짜리가 보편화돼 있다.

최장 5백시간, 20일 이상 지속되는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어 배터리
지속시간이 1백시간에도 채 못미치는 국내 제품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 자동차 =이달부터 상용차에 대해 적용된데 이어 지프형 승용차(12월31일)
-승용 전차종(99년6월30일) 등 3단계에 걸쳐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해제된다.

국내 업계에서는 2천 급 이상 승용차가 해제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해제
영향의 가시권 내에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내수시장이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데다 회복 또한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일본 차가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대형급의 판매 침체는 더욱 심각해 해제의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 플라스틱 지퍼 ="YKK"바람이 한차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부터 플라스틱지퍼가 다변화 품목에서 풀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 요시다공업의 지퍼 "YKK"는 오래전부터 한국시장을 노려왔다.

그러나 한국지퍼가 기술제휴를 빌미로 YKK의 국내시장 잠식을 막아왔다.

일본요시다는 한국에 합작법인을 설립, YKK상표로 생산을 해왔으나 수출품을
만들기에도 바빴다.

특히 점퍼 바지 등을 수입해가는 해외바이어들이 꼭 YKK를 고집하고 있어
이의 수입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 공작기계 =머시닝센터 수평선반 등 공작기계는 품목해제에 당분간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

이들 품목은 이미 화천기계 대우 현대 등에서 만드는 국내 기계들의 품질이
높아졌기 때문.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 마인드가
저하돼 일제 공작기계 수요도 함께 가라앉는 추세다.

그동안의 환율인상으로 일제 공작기계의 가격이 올라가 이를 도입하고
싶어도 사들이기가 어려운 형편.

다만 국산 공작기계의 경우 수치제어및 정밀도가 취약해 고기능 머시닝센터
등은 일부 수입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 손목시계 =손목시계는 그동안 "고가"의 스위스제품과 홍콩 등 동남아의
"저가"제품이 주로 수입돼 왔다.

따라서 "중가"시장은 국산제품이 지켜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제품이 수입되면 국내손목시계업계는 "중가"시장마저 내주고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계업계는 현재 내수시장이 거의 동결된 상태에서 수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인데 일본시계마저 수입되면 도산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시계제품은 우리시계제품과 마찬가지로 가격대가 "중가"에 해당되는데다
국내에 인지도도 높고 패션은 물론 품질도 우수해 국내중가시계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산업1, 2부, 정보통신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