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IMF신탁통치를 받고 있다.

외국자본의 유치가 최우선의 과제로 등장했고, 이를 위해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진행중에 있다.

말이 좋아 구조조정이지 이로인해 개개의 경제주체가 부담해야 할 희생은
막중하다.

이러한 혼란의 와중에서 구조조정 이후를 생각하자고 제안한다면 섣부르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그래도 새로운 틀짜기가 종료된 이후의 경제현실을
내다보아야 한다.

금융경제의 측면에서 나타날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통합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국내금융시장이 완전히 국제금융시장에 편입된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이자율패리티가 성립하는 시대가 개막된다.

그간 국내외금리차가 환율변동차보다 항시 컸기 때문에 민간은 한푼이라도
달러자금을 더 들여오려고 했고 규제당국은 이를 제한하고자 했지만, 더이상
달러펀딩의 이득은 사라지게 되고 우리나라에 고유한 만성적 고금리 현상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

또한 금리차와 환율차가 같아지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변동환율제가
교과서적으로 작동하게 되고 그간 국내선물환시장과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역외선물환시장(NDF)간에 존재했던 가격차이도 없어지게 된다.

더욱 중요한 변화는 이자율의 자유화다.

환율과 이자율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므로 외환 자유화는 금리
자유화를 수반할 것이고, 이는 곧바로 금융의 증권화(securitization)와
직접금융화(disintermediation)로 나타날 것이다.

다시말해 은행으로부터의 예금이탈은 빠르게 진행되고 우량한 기업일수록
은행의 대출보다는 채권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기업과 금융기관에서는 "국제"자가 붙은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카투사로 간주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살아남는 업체는 이러한 꼬리표를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나아가서는 전직원을 상대로 국제감각과 지식을 불어넣지 않으면 안된다.

이찬근 < 인천대 교수 ckl1022@lion.inchon.ac.kr >


<> 알림 =다음회부터는 인제대학교 홍완표 교수의 "금리이야기"가
연재됩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