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러디즈니의 시련과 위기극복 (하) ]

부르기뇽 사장은 곧 마케팅에 손을 댄다.

유러디즈니는 처음에 유럽을 한 나라로 취급하고 미국에서 성공한 마케팅
기법을 유럽 전체에 그대로 적용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관광객들의 취향이 미국과 다르고 또 유럽내에서도 나라
마다 서로 크게 다르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또한 입장료가 최대고객집단인 프랑스인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것도
깨닫는다.

그래서 부르기뇽은 우선 광고부터 유럽인들에게 맞게 바꾼다.

원래 유러디즈니의 광고캠페인은 어린이들을 겨냥하였으며 미국에서 했던
대로 대체로 미키나 플루토가 공원에서 벌어지는 퍼레이드나 탈것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부르기뇽은 이것을 어른들이 자녀들의 간청을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드는
광고로 바꾼다.

유러디즈니는 또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마케팅활동을 펴기 위하여 런던
프랑크푸르트 밀라노 브뤼셀 암스테르담 마드리드에 마케팅사무소를 연다.

그러나 부르기뇽이 내린 가장 과감한 결정은 성수기때의 어른입장료
2백50프랑을 1백95프랑으로 20% 이상 내리고 제일 싼 호텔방의 숙박비를
3분의1이상 낮춘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겨울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디즈니는 일단 디즈니랜드 파리(공원의 이름을 이렇게 바꿨음)에 한번 왔던
사람은 다시 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한명의 방문객이 평균
18명에게 디즈니랜드를 추천한다는 조사결과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우선 사람들을 공원에 오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디즈니랜드처럼 고정비가 큰 서비스산업에서는 방문객의 수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다.

유러디즈니가 앞으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애초에 WDC가 가졌던 그러한 꿈은 글자 그대로 꿈이었다.

그러나 95년도 내방객수가 1천70만명에 이르고 호텔의 숙박률이 93년의
51%에서 95년에는 68%로 오르는 등 경영성과는 뚜렷이 나아지고 있다.

또한 생산성의 향상으로 손님 1인당 비용이 거의 20%나 떨어졌다고 한다.

부르기뇽은 2년에 걸쳐 1주일에 두번씩 종업원들과 아침식사를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런 기회를 통해 그는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그들로부터
디즈니랜드 파리를 개선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아이디어를 상당수 얻을 수
있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디즈니의 가장 뛰어난 업적은 종업원들을 늘 웃게 만든
것이었다.

손님들이 디즈니랜드에서 얻는 것은 어떤 물체가 아니고 즐거움 또는
재미라는 이름의 경험이요 추억이다.

따라서 그러한 경험과 추억을 파는 서비스회사의 종업원들은 절대로 우울한
표정을 지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회사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유러디즈니의 종업원들이
어린이들에게 계속 미소를 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도 시련이 닥쳤을 때 그들이 웃으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 / 경영학 phyoo362@hite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