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

러시아 정부가 석유와 가스를 실어나르는 파이프라인을 막아버렸다.

이유는 이 파이프라인을 쓰는 회사들의 탈세및 세금 미납.

정유회사나 가스회사가 파이프라인을 못쓴다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이들 회사는 "수출을 못하면 정부도 손해"라며 버텨보지만 러시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파이프라인을 쓰려면 세금을 내라"는 소리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

약발은 금방 나타났다.

파이프라인을 막은지 이틀 만에 튜멘 석유회사가 맨먼저 백기를 들었다.

숨통이 막힌 다른 기업들도 하나 둘 타협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세가 오른 러시아 정부는 다른 업종의 세금 미납 회사들에도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석탄 니켈 핵에너지 판매회사들에도 8월1일까지 빼돌린 세금을 내놓으라고
최후 통첩이 날라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자산을 압류하든지 철도 이용을 중단시키겠다는 협박도
곁들였다.

워낙 자발적으로는 세금을 잘 내지 않는 회사들이기도 하지만 러시아
정부에게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한 세금징수는 번거롭게 여겨진다는 얘기.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