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고성장 국가들을 피폐화 시킨 "환란"은 무자비하게도 이 지역의
최빈국들까지 괴롭히고 있다.

국민소득이 1천달러도 안되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통화가치
하락, 물가앙등, 수출감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의 키프화는 이달초 달러당 약 3천4백으로 하락,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75%나 폭락한 것이다.

라오스는 특히 외국인 투자도 거의 중단 상태에 이르고 있는데다 주요
원조제공국인 일본의 경제난으로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대해 방콕에 있는 태국농민은행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라오스
당국의 키프화 안정 노력은 실패할 수 밖에 없으며 아시아 경제위기의 충격을
받지 않고 온전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의 리엘화도 환란 이전에 달러당 2천7백이었던 것이 4천3백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엔 4천대를 유지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제는 환란이 시작될 때 마침 실력자인 훈 센 제2총리가 정적인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를 쿠데타로 축출함으로써 이중 타격을 받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엘니뇨로 인한 쌀 수확 감소와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져 국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국가중 하나인 미얀마 또한 위기에 휘말려 있다.

달러당 공식환율은 약 6키아트지만 암시장에서 달러를 팔 때는 무려
3백키아트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당국도 암달러상 단속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통화가치 폭락으로 미얀마에서는 콩과 양파 등 생필품 가격이 환란
전에 비해 2배로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환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자원이나 산업기반이라도
있지만 이들 극빈국은 자립능력이 없어 자칫하면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