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이번 주말 김우중 회장직무대행을 비롯한 전경련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금융.기업구조조정 등 경제개혁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퇴출기업과 퇴출은행이 선정된 이후 처음 경제인들을 만나는
자리여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특히 전경련회장단은 재계를 선도하는 그룹 총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김 대통령이 빅 딜(대기업간 사업교환) 등 현안에 대해 어떠한 주문을 하게
될지 관심이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와관련, "김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전경련의
의견을 듣고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도 하는 격의없는 토론장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빅 딜을 포함한 기업 구조조정을 더욱
과감하게 추진해 줄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빅 딜이 3대 그룹간의 삼각거래에 그치지 않고 5대그룹에서 고루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5대
그룹이 앞장서 구조조정에 나서야 경제체질을 개선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6대~30대 그룹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국내외에 기업구조조정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은 5대 그룹이 해줘야만 한다는 시각인 셈이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판단은 미국 정부와 재계인사들이 우리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 가운데 특히 5대 그룹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대통령은 또 이번 회동에서 여느때보다 재계와 정부는 한배를 탄
동지적 입장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은 김우중 차기회장(당시)이 지난달 17일 경제6단체장 오찬때
"대기업 대표들을 불러 이야기도 들어주고 사기진작도 시켜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퇴출기업 노동자를 대부분 계열사로 흡수해준 대기업의
협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정리해고를 최소화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