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난 마 <살로먼스미스바니 수석연구원 >

"아시아 금융위기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일본에 달려있다.

엔화가 안정되지 못한다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는 대혼란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홍콩 살로몬스미스바니 구오난 마 아시아담당 수석연구원은 홍콩과 아시아
경제위기의 해결책은 일본 엔화의 안정이 핵심과제라고 지적했다.

-중국반환 뒤 1년간의 홍콩경제를 평가한다면.

"현 경제상황은 주권회귀와는 별 관계가 없다.

적어도 경제에서는 홍콩과 중국은 서로 다른 나라다.

지금의 위기는 버블붕괴가 주된 이유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과다하게 유입된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생겼다.

불행하게도 주권회귀의 시점이 안좋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는 말인가.

"물론이다.

일례로 홍콩의 부동산값은 폭락하고 있지만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축에
든다.

외국기업들이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나가는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경제위기의 회복은 상당히 지연될 것이다"

-어느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너무 변수가 많다.

일본 엔화가 안정돼 준다면 생각보다 내년 상반기에는 회복국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회복의 속도는 다른 문제다"

-일본정부의 개혁의지와 능력을 어떻게 분석하는가.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부실금융기관 정리는 일본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일본은 약속을 지킬 것이다.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가 평가절하된다면 사정은 달라질텐데.

"물론이다.

평가절하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위안화가 평가절하돼도 홍콩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절하폭이 10%를 넘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중국의 수출물량이 늘어나 홍콩의 중계무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홍콩이 금융메카로서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싱가포르나 중국 상하이가 새로운 금융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홍콩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우선 인프라면에서 우수하다.

또 정보의 유통이 활발하다.

싱가포르의 경우 홍콩보다는 규제가 많다.

상하이는 소프트웨어가 따라오지 못한다"

-그러나 외국자본이 지금처럼 빠져나가면 의미없는 일 아닌가.

"아시아 경제위기가 어느정도 가라앉으면 외국자본은 다시 들어올 것이다.

홍콩정부가 여러가지 부작용에도 페그시스템을 고집하는 이유도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한 것이다"

-페그시스템으로 홍콩달러가 고평가돼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국제사회에서 신인도를 획득하는게 중요하다.

특히 위기의 와중에서는 환율을 바꿔봐야 효력이 반감된다.

환율은 한번 건드리면 계속 손을 대야하기 때문에 지금 페그시스템을
폐지하거나 조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 홍콩=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