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자기앞 수표도 통용되지 않습니다"

퇴출대상 은행과 거래하던 고객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금융거래 현장
상황을 전해준 내용중의 하나다.

동화 동남 대동 경기 충청 등 5개 은행의 영업정지조치가 내려지면서
금융시스템은 전격 마비되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예금을 찾거나 집어넣는 등 일상적인 은행업무가 전면 중단된데다 거래
은행이 순식간에 간판을 내리는 광경을 본 사람일수록 금융거래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급하게 쓸 돈마저 제대로 찾을 수 없다는 걱정도 이젠 남의 일이 아닌
세상이 온 것이다.

당국의 은행 퇴출조치이후 신문사에는 다시 예금자보호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세태를 잘 반영하는 한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예금자보호법 대상 예금의 경우 오는 2000년말까지
원리금을 전액 보장해준다고 천명하고 있다.

또 후속대책으로 퇴출대상 은행의 전산시스템을 복구하는데 전력하고 있어
보통예금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소액 은행 거래는 곧 재개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따라 퇴출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들은 우왕좌왕 동요하기 보다 침착하게
대응, 섣부른 중도해지 등으로 이자손해 같은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설령 은행 추가 퇴출이 이루어지더라도 이같은 투자자 수칙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특히 7월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에상되는 증권 보험 등 2금융권 기관들의
퇴출과 관련해서도 당황보단 신중한 자세로 대응하는게 바람직하다.

이같은 대대적인 금융산업의 구조조정기를 맞이해 예금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수칙을 정리해본다.

<>불안에 떨기 보다는 사태진전을 기다려라.

현재 모든 영업이 중지된 가장 큰 이유는 퇴출은행 전산시스템의 작동중단.
직원들의 인수업무 비협조 등에서 비롯된 것.

이런 상황에선 아무리 예금을 찾으려 해도 방법이 없다.

영업점에 있는 인수은행측 직원들에게 항의해봐야 인수작업만 방해할
뿐이다.

인수은행측 직원들이 전산시스템을 복구해 가동되기를 기다리는게 현명한
일이다.

인수작업이 빨리 진행될수록 고객피해는 줄어들게 된다.

정부나 인수은행측에서도 전산시스템 복구를 위해 밤샘작업을 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정상업무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호대상 예금은 가급적 만기가 될 때까지 놔둔다.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을 제외한 모든 예금은 정부의 지급보호대상이다.

퇴출은행에서 당초 약정한 이자와 만기 계약대로 인수은행에 승계된다.

중도에 해약하면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만기가 남은 예금이라면 중도해약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령 만기가 2001년이후라해도 퇴출은행을 인수한 은행은 대형 우량은행
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예금의 안전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새로 개설한 통장이나 만기가 돌아와 재연장할 경우에는 퇴출은행의
금리가 아니라 인수은행의 금리가 적용된다.

<>정부의 긴급조치로 급한 돈은 곧 찾게 된다.

퇴출은행의 대부분 업무가 정지됐으나 소액 예금 인출은 인수은행
직원들이 전산이 아니라 수기에 의해 이뤄질 예정이다.

재정경제부는 *잔액확인이 가능한 통장은 수기로 예금을 지급하고
*인출요구자가 적절한 보증인을 세우면 예금을 지급하며 *공공기관 등 믿을
수 있는 기관의 인출 요구는 즉시 응하도록 인수은행측에 요청했다.

<>수표 어음은 전산복구후 지급받는다.

퇴출결정 첫날인 29일에는 결제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돼 극도의 혼란을
빚은게 사실.

현재 상황으로선 전산이 복구되기 전가지 퇴출은행이 지급인으로 표시된
수표나 어음을 소지한 고객은 당분간 이를 인수은행측에 제시해도 지급받지
못한다.

전산시스템이 정상가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당좌예금을 개설해놓은 고객들도 당분간 당좌수표를 발행할 수 없다.

그러나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선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현금카드는 당분간 사용할 수 없다.

퇴출은행의 신용카드 사용은 일단 허용된다.

사용금액의 결제가 뒤로 미뤄지기 때문에 정상거래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카드대출도 만기연장은 가능하나 신규대출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금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금자동지급기(CD)를 통해 예금을 뽑아 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미 발급받은 직불카드나 선불카드는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에서는 신용카드 직불카드 선불카드 사용대금을 인수은행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실적배당 신탁상품은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

금융감독위원회에서는 인수은행이 퇴출은행의 신탁상품까지 모두 떠안기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하는 은행들은 본래 자신들의 고객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은 정부의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다.

신탁자산이 일부 부실화됐을 경우 투자원금을 다 건지지 못하더라도
고객입장에서는 항변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정부측에 대책을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비과세가계신탁 근로자우대신탁은 서민들의 저축을 장려하기위해 정부가
권유한 게 사실이다.

일정금액 이하의 소액투자자들은 최소한 원금만이라도 보장해주도록
정부측에 촉구하는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대출자는 인수은행측과 협의해야 한다.

대출금은 정상적으로 갚아야 한다.

그러나 인수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환금 입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업정지기간의 연체이자는 물리지 않을 방침이므로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다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기연장이나 신규대출은 인수은행과 협의해야 한다.

정부는 인수은행에서 어음할인 신규대출 등 자금을 지원토록 요청하고
있다.

어음이 교환회부된 기업의 자금부담은 교환제시 은행이 융자를 실시토록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수은행과 대출금 상환여부에 대해 개별협의하는게
바람직하다.

<>세금 공과금 연체는 걱정안해도 된다.

퇴출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의 경우 국세 지방세 등 세금납부기간이
연장된다.

통장사본을 첨부해 관할세무서나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

자동이체대상 공공요금도 연체료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