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클린턴 중국방문과 한국경제 .. 홍기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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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 중앙대 교수 / 경제학 >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9일간의 긴 여정으로 중국을 방문중이다.
9년만에 이루어진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은 89년 천안문 사태이후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견고히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특정한 의제에 관해 합의하기 보다는 양국의 공동관심사를 제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7일 양국 정상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평화유지 등의 정치현안들이다.
특히 중국측에서는 대만문제를, 미국측에서는 인권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양측에서 흘러나온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에게 관심을 끄는
몇가지 경제문제들이 있다.
첫째 중국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주룽지 총리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직접 약속했다는 점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동아시아 국가 화폐들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어져 동아시아경제를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까지 몰고 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의 장래는 암울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물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중국측의 약속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이해에 부합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을 수행중인 루빈 재무장관의 말대로 이런 결정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단기적인 수출
감소와 실업증가를 중국측이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인 일본의 미진한 경제개혁
조치로 인해 아시아통화가치가 계속해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칭찬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중국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미국으로
하여금 엔화가치를 적정선에서 유지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셈이 된다.
아무튼 이러한 중국의 행동이 엔화가치 안정화에 일조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일본상품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경제로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둘째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에 커다란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세계10대 교역국임에도 불구하고 WTO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WTO에 가입시키기 위한 협상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번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에도 바세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 장관이
동행하였다.
회담결과 중국측에서 통신시장개방, 관세및 비관세장벽완화 등에 일부
성의를 보였으나 WTO가입에 필요한 수준에는 미달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한편 중국 역시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실 공기업과 금융기관의 민영화로
실업이 증가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과감한 시장개방을 할 형편이
못된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중 하나로 아시아국가들의 급속한 자본시장 개방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자본시장개방에 관해서도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WTO에 가입하여 최혜국대우, 개도국지위인정 등을 받게 되면
우리경제는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우선 중국으로부터의 저가 소비재 공산품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우리의 노동집약적 산업생산기반이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또한 중국내수시장에서의 외자기업간 경쟁격화는 전자제품 등 우리의
대중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수출품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의 WTO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로
인해 산업의 고도화는 커녕 당장 필요한 설비투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셋째 중국의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석탄의 가스화(화)와 대기정화에 관한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여
중국산업의 에너지원을 석탄으로부터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일조하기로
하였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의 환경오염이 감소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산성비 문제, 오염된 황사현상, 황해 해양오염문제 등 중국으로부터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환경오염문제가 큰 관심사인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주요 경제의제에 관한
합의는 없었지만 우리경제에 크게 불리한 점은 없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9일간의 긴 여정으로 중국을 방문중이다.
9년만에 이루어진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은 89년 천안문 사태이후 소원해진
양국관계를 견고히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특정한 의제에 관해 합의하기 보다는 양국의 공동관심사를 제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7일 양국 정상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 평화유지 등의 정치현안들이다.
특히 중국측에서는 대만문제를, 미국측에서는 인권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양측에서 흘러나온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에게 관심을 끄는
몇가지 경제문제들이 있다.
첫째 중국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주룽지 총리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직접 약속했다는 점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동아시아 국가 화폐들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로 이어져 동아시아경제를 회복불능의 상황으로
까지 몰고 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의 장래는 암울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물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중국측의 약속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이해에 부합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을 수행중인 루빈 재무장관의 말대로 이런 결정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단기적인 수출
감소와 실업증가를 중국측이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인 일본의 미진한 경제개혁
조치로 인해 아시아통화가치가 계속해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칭찬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가 지속될 경우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중국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미국으로
하여금 엔화가치를 적정선에서 유지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셈이 된다.
아무튼 이러한 중국의 행동이 엔화가치 안정화에 일조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일본상품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경제로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둘째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협상에 커다란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은 세계10대 교역국임에도 불구하고 WTO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WTO에 가입시키기 위한 협상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번 미국대통령의 중국방문에도 바세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 장관이
동행하였다.
회담결과 중국측에서 통신시장개방, 관세및 비관세장벽완화 등에 일부
성의를 보였으나 WTO가입에 필요한 수준에는 미달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한편 중국 역시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실 공기업과 금융기관의 민영화로
실업이 증가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과감한 시장개방을 할 형편이
못된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중 하나로 아시아국가들의 급속한 자본시장 개방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자본시장개방에 관해서도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WTO에 가입하여 최혜국대우, 개도국지위인정 등을 받게 되면
우리경제는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우선 중국으로부터의 저가 소비재 공산품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우리의 노동집약적 산업생산기반이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또한 중국내수시장에서의 외자기업간 경쟁격화는 전자제품 등 우리의
대중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고도화를 통해 수출품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의 WTO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로
인해 산업의 고도화는 커녕 당장 필요한 설비투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셋째 중국의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석탄의 가스화(화)와 대기정화에 관한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여
중국산업의 에너지원을 석탄으로부터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일조하기로
하였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국의 환경오염이 감소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산성비 문제, 오염된 황사현상, 황해 해양오염문제 등 중국으로부터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환경오염문제가 큰 관심사인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주요 경제의제에 관한
합의는 없었지만 우리경제에 크게 불리한 점은 없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