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벤처 기업들은 21세기 문화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선봉장이다.

지식산업시대를 맞아 얼마나 많은 탄탄한 문화벤처가 존재하는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MF 상황하에서도 요즘 수많은 문화벤처들이 뛰고 있다.

이는 한국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내준다.

애니메이션 분야의 B29 엔터프라이즈를 비롯 캐리코트 뱅크(캐릭터),
야컴(만화), 명필름(영화기획.제작), 로드런너(효과음향), 매스메스에이지
(TV광고제작), 드림원(온라인광고)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연간 수출 1억달러규모의 애니메이션 분야에선 B29엔터프라이즈 애니맨
오페라등의 벤처기업이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설립된 B29 엔터프라이즈는 현재 1백%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극장용 로봇SF물 "철인 사천왕"을 만들고있다.

4기의 사천왕 로봇이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기획단계부터
미국시장 수출을 겨냥하고 있다.

대표 김혁(34)씨를 비롯 공동감독을 맡은 박승현(27), 김강덕(30), 김현석
(29)씨 등 구성원이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올해초 설립된 오페라도 주목받는 벤처기업이다.

신씨네 그래픽스에서 영화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이강훈씨와 김수현 박병주
김태용씨 등 역시 30대전후의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세운 회사다.

현재 서울대 휴먼애니메이션연구단과 공동으로 3차원 단편 애니메이션
"야크"를 제작중이다.

3차원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 디즈니의 "토이 스토리"가 유일할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다.

또 지난해 7월 설립된 애니맨도 개그맨 이홍렬씨의 캐릭터 "뺑코"를 이용한
TV용 홈시트콤 애니메이션을 제작중이며 3차원 캐릭터의 얼굴표정을 극
분위기에 맞게 자동 변형시켜주는 소프트웨어 "매직 페이스"도 개발했다.

프러스원은 장편 애니메이션 "또또와 유령친구들"을 만들고있다.

애니메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캐릭터 분야에선 매나페, 캐리코트 뱅크,
레오 커뮤니케이션, CJ엔터테인먼트 등이 눈에 띈다.

지난2월 탄생한 매나페는 김대중 대통령의 캐릭터 "미스터 프레지던트 DJ"를
개발한 벤처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과정인 박정규(29)사장을 비롯 9명의 직원이 모두 갓
대학을 졸업하거나 재학중인 28~30세의 젊은이다.

이들은 IMF한파로 직장을 얻을 기회가 사라지자 아예 회사를 차렸다.

미스터 DJ 캐릭터는 삽을 들고 땀흘리는 모습, 한복을 입고 손흔드는 모습,
공을 차는 모습 등 10여가지다.

지난94년 설립된 캐리코트 뱅크는 국내 캐릭터 디자이너가 만든 약 3천종의
캐릭터 라이선스 권한을 가진 국내 최대 캐릭터은행이다.

레오 커뮤니케이션은 95년8월 창립된 벤처기업으로 캐릭터 개발대행
서비스및 캐릭터상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30대 초반의 신동진 사장이 이끄는 SE엔터테인먼트는 캐릭터를
손쉽게 만들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애니메이션 수준을 좌우하는 출판만화 부문에선 야컴의 활약이 돋보인다.

만화 스토리작가 야설록(38.본명 최재봉)씨가 96년 설립한 이 회사는
만화스토리및 극화 제작, 만화출판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엔 영화
제작에도 착수했다.

명필름은 영화 기획.제작에서 국내 최고의 벤처기업이다.

30대 후반의 이은씨와 그의 부인 심재명씨가 운영하는 이 회사는 95년
설립이래 연속 히트작을 내놓았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1백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접속"과 최근까지 상영된
"조용한 가족"이 명필름의 작품이다.

명필름이 이 두 영화로 벌여들인 돈은 대략 15억원.

이은씨는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오 꿈의 나라"를 공동연출한
단편영화감독 출신으로 30대후반이다.

현재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을 제작중이다.

효과음향도 문화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요소다.

로드런너는 전자게임이나 애니메이션, CF 등에 사용되는 특수효과음향과
배경음악 4백50종을 DB(데이터베이스)화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훈재 사장을 비롯 한준수 기획팀장 조정욱 제작팀장 이세형 음악감독
등이 모두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이다.

또 CF제작사로는 탤런트 전원주가 등장하는 "002 광고"를 만든 매스메스
에이지(대표 박명천)와 환타 해태 델리쿠키 CF 등을 만든 필름 앤 웍스
(대표 김문생)가 뛰고있다.

이밖에 온라인 광고에선 드림원이, 영상홍보물 제작과 이벤트 부문에선
각 신영비전, 디앤 디엠(D&DM)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