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약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일본의 무역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나 광공업생산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내수확대요구와는 정반대로 일본경제의
외수의존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대장성은 15일 일본의 4월중 무역흑자가 1조3천5백86억엔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5%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무역흑자는 13개월 연속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엔저 속에서도 수출은 4조2천82억엔으로 2.4% 줄어들었다.

수출감소는 33개월만이다.

이는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무려 18%나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수입도 2조8천4백96억엔으로 13.8%나 감소했다.

자동차(22%감소) PC등 사무용기기(15.1%감소)등의 수입이 특히 부진했다.

내수침체에 따른 개인소비 부진에 따른 것이다.

무역흑자가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4월의 광공업생산지수
(95년기준)는 98.3으로 3월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졌다.

재고지수는 108.5로 3월에 비해 0.1포인트 올라갔다.

제조업의 가동율지수와 출하지수도 각각 2.8%포인트와 2.9포인트 떨어졌다.

통산성은"내수를 중심으로한 소비가 부진해 재고는 늘어나고 생산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본경제의 내수침체 외수의존구조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본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엔약세를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며 "초엔저에도
수출이 이미 줄어들고 있다"며 금융시스템 개혁과 내수확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