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 신재효(1812~1884).

조선후기를 아전신분으로 살았던 그는 오늘의 판소리를 살려낸 주인공이다.

그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등 현전 다섯바탕의 판소리외에
변강쇠타령의 사설을 정리했다.

판소리의 규범으로 일컬어지는 광대가를 포함해 많은 창작사설도 남겼다.

그의 집을 동리정사란 이름의 소리청으로 꾸며 소리꾼을 키우는 등 판소리
이론정립및 전승에 중심역할을 했다.

스스로는 노래하나 제대로 부르지 못했던 그의 판소리에 얽힌 삶을 그린
창작 창극이 무대에 올려진다.

국립창극단이 오는 18일~23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할 "광대가".

우리소리의 계승발전이 전부였던 그의 생애를 소리로 풀어내는 무대다.

극은 그의 말년을 함축해 조명한다.

첫 여류명창인 진채선을 키워낸 과정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적 혜안과
파격적인 삶을 그린다.

남사당패, 오광대놀이패 등의 실연장면을 극중에 삽입, 풍성한 볼거리도
곁들인다.

국립국악원 민속원 악장인 김일구 명창, 김소희선생의 춘향가 이수자인
유수정이 한 팀, 그리고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인 왕기석, 영화 서편제로
알려진 오정해가 다른 팀을 이뤄 각각 신재효와 진채선 역을 맡는다.

창극무대에는 처음 서는 오정해가 풀어낼 소리가 기대된다.

국립창극단의 지도위원인 김영자 명창도 출연한다.

김영자 명창과 김일구 명창은 실제 부부사이.

무대위에서도 신재효의 부인역할로 나와 소리판을 거든다.

창극이 뿌리를 내리는데 큰 역할을 한 허규씨가 쓴 작품에 김일구 명창이
직접 창을 붙였다.

연출은 김효경 서울예술전문대 교수가 맡았다.

이밖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고 디딤무용단이 맛깔스런 춤으로 흥을
돋운다.

평일 오후 7시30분, 일 오후 4시.

문의 274-1151.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