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중국의 등소평이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 그는 일본 재계의 거물인
마쯔시다 고노쯔께를 만난다.

그후 몇년에 걸쳐 세계최대의 가전회사인 마쯔시다는 1백50건의 기술이전
프로젝트를 통하여 중국에 많은 기술및 경영노하우를 전해준다.

마쯔시다가 이로 말미암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많은 귀중한
경험을 쌓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후 마쯔시다는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BMCC라는 합작회사를 87년에
설립하고, 92년에는 96년에 걸쳐 30개의 회사(이중 27개가 합작법인)를
중국에 세우는등 적극적으로 중국에 진출한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이 기간동안 중국에는 일본회사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까지 마쯔시다는 중국에 약6백50억엔을 투자하고 1백95개의 공장을
세웠으며, 2만2천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마쯔시다의 중국에서의 연간 생산총액은 약1백40억엔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중 40%가 수출되고 있다.

그 결과 마쯔시다는 현재 중국최대의 외국고용주이며, 또 이 나라에서
가장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외국회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화려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마쯔시다는 아직 중국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못 거두고 있다.

예를들어 광동에서 에어컨과 컴프레서를 만들고 있는 마쯔시다 완바오
(Wanbao)를 보자.

이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특히 남부의 유복한 광동지방의 에어컨시장을
겨냥하여 만든 공장이다.

93년에 생산을 시작한 이 공장은 아직도 이익을 못내고 있다.

마즈시다의 다른 자회사도 대체로 비슷한 사정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마쯔시다는 중국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비록 칼라TV.에어컨 등의 전기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빨리 늘어났지만,
국내및 외구회사로부터의 공급은 더 빨리 늘었기 때문에 제품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93년 중국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펴는 바람에
금융비용이 올라갔으며, 94년 위앤화의 평가절하로 말미암아 일본에서
들여오는 생산장비값이 배로 뛰었다.

또한 중국정부는 정책을 자주 그리고 갑작스럽게 바꾸기가 일쑤였으며,
그것도 대체로 외국회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나갔다.

예를들어, 94년 중국당국은 외국회사에 적용하는 세율을 5%에세 17%로
올렸고, 어떤 지방에서는 면세였던 수출품목에 9%의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다.

끝으로 중국의 합작파트너들도 마쯔시다에게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들은 마즈시다가 작성한 사업계획을 사업계획으로 보지 않고
사업보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그들은 회사가 이익을 못 내더라도 배당을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쯔시다는 합작파트너들을 중앙및 지방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존재정도로밖에 안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그러한 돈을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애써 자위한다.

그러나 이런 갖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은
마쯔시다를 중국에 계속 붙들어 놓고 있는 것이다.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 경영학 phyoo362@hitel.net>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