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한 지방은행들이 합병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합병을 통한 대형화로 활로를 모색하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집중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구은행은 29일 "지난 4월말께 동남은행과 대동은행으로부터 합병제의를
받았다"며 "동남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은 동남은행(부산연고)과 지역적 기반이 달라 여신거래처 점포
등에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강한 편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동남과 경남은행의 합병이 결렬될 경우 "동남+대구"의
합병구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요즘같은 격변기속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합병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수성차원에서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흥은행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대구은행등 우량은행과의 합병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시중에서 나돌고 있는 "조흥+상업+한일" 합병설의 경우 점포
중복이 많은데다 인원정리도 여의치 않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남은행은 동남은행으로부터 합병제의를 받고 득실여부에 관해 최종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은행은 이 과정에서 현재 1천8백명인 직원을 3분의 1가량 줄이겠다는
방안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또 부산은행의 경우 경남은행과 동남은행이 합친후 2단계 합병을 할 때
영순위 후보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동남은행은 경남과의 합병이 성사되면 부산은행과의 합병을 추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다.

이와함께 신한은행도 얼마전 예상가능한 합병방안에 관해 매트릭스(구상도)
를 짜면서 부산은행과의 합병을 우선적으로 제시했었다.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은 대주주가 각각 재일교포와 롯데그룹이어서 유력한
"짝짓기" 조합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경기은행과의 합병에 관해서도 그림을 그렸었다.

그러나 경기은행이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은행이어서 신한은행이 실제
이같은 카드를 추진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10개 지방은행중 대구 부산 경남 등 세 은행은 나머지 7개 지방은행과 달리
작년중 흑자를 기록했다.

세 은행의 작년말현재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도 각각 11.15%,
9.66%, 12.27%로 업계 선두권을 유지했다.

비교적 우량한 은행들이 집중적으로 합병요청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