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가입자 1천만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해말 6백여만명이던 셀룰러및 개인휴대통신(PCS) 가입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속에서도 꾸준히 늘어 4월말 9백10만명을 넘기고
5월20일 현재 9백50만명에 이르고있다.

매달 1백만명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할때 다음달초에는 가입자
가 1천만명을 돌파, "1가구당 이동전화 1대" 보급시대가 열리게된다.

지난 84년 5월 우리나라에 차량용 이동전화가 처음 선보인지 꼭 14년만이다.

이는 이동전화가 일부 계층의 "과시적 통신수단"이 아니라 이제 국민
일상생활 한가운데 있는 "생활통신수단"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주춤해진다 하더라도 이동전화 가입자는 올해말
1천2백만, 내년에는 1천5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민일반 생활양식은 물론 기업의 조직문화,
생산성에까지 획기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웬만한 정보수요는 이동전화 단말기 하나로 해결된다.

휴대전화가 단순한 통신수단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생활정보 제공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 주가 환율 교통정보 등의 제공은 기본이다.

은행입출금통보 증권거래내역통보 등 금융거래, 문자메시지 교환 등을
할수있고 심지어 영어단어도 찾을수 있다.

노트북PC와 연결하면 인터넷과 PC통신도 즐길수 있다.

이동전화 만능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이동전화의 확산은 기업들의 변혁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모빌오피스(이동사무실)가 구현되고 있다.

이동전화와 노트북PC를 이용해 본사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팩스도
보낼수 있다.

영업사원 등이 외부에서 활동할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생산성도
높아지게 된다.

값싼 구내전화 형태로 손쉽게 외근사원과 연락하면서 통신비용을 절감하고
업무효율도 극대화할수 있다.

체인점 레스토랑 등 중소 자영업자들은 이동전화를 이용해 색다른 효과도
볼수 있다.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를 통해 싼값에 필요한 광고와 소규모 시장조사를
할수 있다.

특히 원하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광고가 가능하다.

가령 "서울 강남구에 사는 30대 여성고객"에게 자신의 카페를 알리고 싶을
경우 이동전화 업체의 고객관리시스템을 이용하면 타깃고객만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일수 있다.

가입자 1천만명 시대를 앞두고 이동전화 서비스업체들 스스로도 자기혁신이
불가피해졌다.

"돈 쏟아붇기식"의 가입자유치는 이제 한계에 달했고 통화품질과 서비스
품질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전환이 소비자들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

엄청나게 늘어난 가입자 관리도 더욱 중요해졌다.

SK텔레콤 등이 의무가입기간 폐지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나 한국통신프리텔이
품질경영을 공식 선언한 것 모두가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사업자들이 너나없이 고객서비스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도 가입자
1천만시대의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다.

하나같이 전국을 연결하는 고객센터망을 구성하고 첨단 고객지원시스템을
도입, 고객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이동전화가 국민의 생활통신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사회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이동전화 증후군"이다.

요즘 사용자의 상당수가 이동전화를 소지하지 않았을때 정보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고 느끼며 초조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학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동전화가 일상 생활의 일부분이 됐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다른 부작용도 있다.

청소년의 무분별한 가입, 이동전화 예절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모 허락없이 가입한 청소년의 전화요금과 가입해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장소에 관계없이 울려대는 전화벨과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하는 통화
등도 고쳐야할 점이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급성장과 서비스업체들의 치열한 가입자유치 경쟁.

이런 과정속에서 나온 부작용들이다.

이제는 이런 고속질주 속에서 도외시했던 참다운 이동전화 문화를 빚어야
할 시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