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업법의 시행과 시장진입제한철폐로 신용카드시장도 종전의
나눠먹기식 경쟁에서 치열한 비교우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현재까지 대기업중에는 현대 SK 롯데그룹 등이 신용카드회사에 새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홍콩 상하이은행이나 시티은행이 한국에서 카드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다른 외국카드회사들도 한국신용카드시장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

외환카드와 일부카드사들은 외자도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SK 롯데 등 3개그룹의 신용카드진출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도 현재 구체적인 인가기준을 마련해놓고 이들 기업이
공식신청할 경우 요건만되면 인가할 방침이다.

이들 3개그룹은 최근의 대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 준비작업이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들의 카드시장진출이 단순히 계열사늘리기 차원이 아니라
그룹의 소비재시장 확보전략과 관련돼 있어 없었던 일로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그룹은 자동차 컴퓨터 정유 호텔 할부금융 등 소비재사업의 마케팅을
지원하기위해 신용카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용카드업진출은 별도 계열사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현대할부금융의
사업부중 하나로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우량고객 30만명을 선택적으로 유치하기로 하고 영업력을 확충하기
위해 현재 1천2백50억원인 현대할부금융의 자본금을 약2천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011이동전화서비스와 012무선호출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1천만명을 주타깃으로 하고 있다.

자본금 5백억원으로 별도의 카드사를 세우기로 하고 통신고객의 10%인
1백만명을 카드회원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SK는 이미 전산개발투자를 사실상 마무리짓고 SK텔레콤의 자체통신망을
이용한 양질의 카드서비스로 시장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놓았다.

롯데그룹은 롯데할부금융의 자본금을 4백억원에서 7백억원으로 늘려
카드업에 진출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계열사인 롯데백화점과 연계하는 판매점계카드로 출발할 예정이다.

롯데는 1백80만명의 백화점카드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 다소
조심스럽게 진출준비를 하고있다.

대그룹의 신규진입만이 아니라 기존사들도 여러형태로 핵분열을 하거나
통폐합을 추진중이다.

LG할부금융과 합병한 LG카드를 비롯해 동양할부금융을 흡수한 동양카드 등
전문계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기관으로 변신해 카드만이 아니라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금융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도 삼성할부금융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으나 업무성격이 달라
내부진통을 겪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계카드사들도 금융구조조정과 맞물려 다각적인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모은행의 경영구조개선계획에 따라 대다수의 비씨카드계열은행과
외환카드는 영업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은행계카드의 연합체인 비씨카드 해체문제도 걸려있어 카드시장의
새지도는 윤곽을 잡기어려운 양상을 띠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런 혼란스런 시장상황에서는 자기회사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분야에 기업의 역량을 쏟아붙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카드회사들이 어떻게 고유한 자기색으로 치장을 다시하고 고객을
끌어들일것인가가 생존여부를 결정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는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