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꿈을 먹고 산다.

보다 편하고 안전하며 성능이 뛰어난 차를 만드는 꿈이다.

그 꿈은 한꺼번에 이룰 수가 없다.

한 단계씩 이뤄갈 뿐이다.

신차를 통해서. 자동차업계가 불황의 늪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미래를 열어갈 신차들이 끊임없이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자동차 신규등록대수는 모두 5만7천대.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지난해 12월이후 한없는 내리막길을 걷던 신차 등록대수가 3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신차 효과"는 역시 살아 있는 셈이다.

현대 대우 기아 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는 올들어 모두 7종의 새차를
내놓았다.

현대는 EF쏘나타와 올 뉴 아반떼를, 기아는 카니발과 크레도스II,
뉴 스포티지를 선보였다.

대우의 마티즈, 삼성 SM5시리즈도 대표적인 "뉴 페이스"다.

이들 신차는 마티즈와 같은 경차에서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에 이르기까지
승용차의 모든 영역을 두루 커버하고 있어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

현대차로는 EF쏘나타가 단연 돋보인다.

지난 10년간 1백만대 이상이 팔린 한국 최고의 베스트셀러카 쏘나타의
이름에 걸맞게 성능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고급 외제 승용차를 연상케 하는 뒷모습은 "EF(Elegant Feeling.
우아한 느낌)"의 뜻을 실감케 해준다.

현대는 얼어붙은 중형차 시장을 녹여줄 신무기로 이 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F쏘나타의 호적수는 삼성 "SM5시리즈".

지난 3월초 시장에 나온 이래 한달만에 1만2천대가 팔려, 올 1.4분기
중형차 전체 시장의 월 평균 판매치인 1만1천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닛산이 자랑하는 2천5백cc급 VQ엔진을 단 SM525는 뛰어난 정숙성과
가속성으로 한국차의 승차감을 한차원 높였다는 평가다.

"마티즈"는 모처럼 대우자동차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돌게한 귀염둥이.

지난해 봄 레간자 등 3개 차종을 동시 출시한 이래 1년만에 "차 좀 먼저
빼줄수 없겠느냐"는 "로비"가 쇄도하고 있어서다.

앙증맞은 디자인, 균형잡힌 차체, "큰 차 비켜라"라는 슬로건이 어우러져
새 봄 경차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정통 미니밴 "카니발"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인들의 희망이다.

기아는 지난 3월 3천여대의 카니발을 판매,지난해 7월 부도유예 사태이후
빼앗긴 2위 자리를 8개월여만에 되찾았다.

승용차 감각의 1.5박스형 디자인, 넓직한 실내, 디젤의 경제성 등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카니발의 매력이다.

신차들이 있는한 우리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수출이 있기 때문이다.

올 1~2월 한국차는 서유럽 시장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2%의 판매
증가를 보여 푸조그룹(18.2%)에 이어 두번째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F쏘나타 카니발 마티즈 등이 본격 수출되는 올 하반기에는 해외시장에서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꿈을 이뤄낼 신차들의 "파이팅"을 기대해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