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주 < (주)대우 사장 >

지금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경기하강 국면에 있는데 비해 유독 미국 대만
이스라엘 등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면,이들 세나라 모두 오래전부터 벤처 산업
육성을 위한 틀을 짜고 적극적인 지원을 모색한 결과 벤처기업들이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총체적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무기로 한 벤처산업 육성을 화두에 올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의 현상황은 발전적인 미래를 꿈꿀 만큼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하다.

정분의 체계적인 금융지원과 효과적인 창업지원시스템의 미비,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공영의 파트너로서 인식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기술에만 눈독을
들이는 일부 대기업의 그릇된 태도 등으로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경제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많은 벤처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과
부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책임은 정부 기업 모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벤처기업의 창업지원과 육성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며 대기업은 함께 발전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유망한
벤처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이를 상품화하고 판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희망적인 것은 요즘들어 정부를 비롯 각계에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더 이상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도 높은 창업의 벽에 좌절되거나
판로개척에 발을 구르는 벤처기업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것은 곧 우리경제가 사는 길이기도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