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과 인력난"

도저히 양립할수 없을것 같은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하루 1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실업문제는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반면 남동 반월 시화공단지역의 도금 염색 피혁등 이른바 3D업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인력문제 전문가들은 실업자들의 형태를 네가지로 분류한다.

첫번째는 퇴직금에 플러스알파까지 받고 나온 명퇴자.

두번째는 퇴직금을 받고 나온 부류.

세번째는 회사가 어려워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퇴직금만은 간신히
건져서 나온 케이스.

마지막은 회사가 쫄딱 망해 아무것도 받지 못한 경우다.

첫번째 부류는 어찌보면 행운아다.

고금리시대에 높은 이자소득도 기대할수 있다.

퇴직금을 건진 사람도 당분간은 버틸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취업난 시대에 당분간 쉬는 것은 납득이 간다.

그러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사람들은 물불가리지 않고 취직전선에
뛰어들고 있는가.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일부는 3D업종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취직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일단 취업을 하더라도 작업환경이 나빠 며칠안에 나가버린다.

그러면서 친척이나 친구등 주위의 도움을 받아 지내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6개월정도 견디다가 일자리를 찾아 나서거나 그도 잘 안되면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실업자와 인력난이 병존하는 현상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것만을
찾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네번째 부류의 사람들만이라도 의식을 바꿔 기반산업인 3D업종에서
일자리를 찾는다면 경쟁력강화에도 도움이 될것이다.

김낙훈 < 산업2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