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금융위기는 런던회의의 메인 테마다.

위기의 폭발성은 상존해있다.

중국 위앤(원)화 평가절하, 인도네시아 채무불이행, 일본 경기침체장기화
등 동아시아 3대 악재가 동시에 얽힐 경우 세계대공황도 우려로 끝나지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태국 인도네시아등 외환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회원국들은
런던회의에서 ASEM 차원의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 회원국들이 동아시아를 위한 특별기금 조성등을 서둘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영국 등 유럽의 구조조정 경험과 노하우 전수도 희망하고 있다.

유럽으로서도 강건너 불보듯 할수없는 처지다.

당장 유럽은 아시아지역에 물린 돈이 미국보다 더 많다.

한국의 IMF협상이 미국주도로 진행된데 불만을 표시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번 런던회의에서 유럽은 어떤식으로든 동아시아 경제에대한 발언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아시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관련국 고위 정책입안자들간의
정기적인 정책협의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역내 중앙은행들이 협약을 통해 외환시장 협조개입체제를 모색할 것이다.

유럽단일통화 출범을 눈앞에 둔 유럽으로선 이 문제에 관한한 동아시아에
제공할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있다.

IMF가 요구했듯이 동아시아국가들의 기업공시, 회계제도 국제화도 당연히
들고나올 것이다.

유럽측은 ASEM회원국들간에 확실한 구속력을 갖춘 역내금융감독체제를
도입할 것을 전격 제안할지도 모른다.

이번 런던회의에서 실무적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조기경보
체제" 구축이다.

회원국 경제상황을 상시 점검, 금융위기 징후가 보이면 ASEM차원에서
즉각 공동대응하자는 것.

회원국 공동노력과 함께 역내 경제의 견인차인 일본과 독일에 대한 주문도
쏟아질 것이다.

일본에 대해선 경기부양과 자금공여, 독일에 대해선 기술전수 주문이
핵심이다.

달러.마르크.엔화등 역내 기축통화의 안정과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중국 변수도 관심사안이다.

중국은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인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평가절하 불안을 떨쳐버리기위해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WTO)가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회원국들이 중국가입지지를 공식표명할 경우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게될
것이 뻔하다.

동아시아 금융위기 논의과정에서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다뤄질지
관심거리다.

금융위기를 겪고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유럽 각국과 쌍무협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미 개별 은행간 협상을 통해 자금지원을 약속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유럽회원국들의 추가외자지원에 외교적 역량을 집결할 생각이다.

< 유병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