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증시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최저 450에서 최고 600선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지난 2~3월에 형성된 박스권은 깨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제는 앞으로 원.달러환율 금리 국내 경제여건등이 어떤 궤적을
그릴것이냐는 대목.

여기에다 증시내 수급상황과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보도 변수다.

증시안팎의 경제 여건들이 호전되고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대한 열정만
보인다면 "쾌청함"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정이 녹녹지만은 않다.

우선 증시수급상황은 지난 1.4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물량이 4월에 7천8백억원, 5월에는 1조3천6백억원이 쏟아져
나온다.

종금사 은행 증권사 등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유상증자계획을
잡아놓고 있어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통신주의 상장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증시안정기금이 보유한 주식도 5월부터 배분되기 시작한다.

1월초 최대 4조원을 웃돌았던 고객예탁금도 계속 줄어들어 2조원대로
떨어졌다.

신용융자잔고가 줄어들어 신용매물은 우려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수요가 줄어든다는 얘기도 된다.

금리와 환율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증권의 김성권 리서치센터팀장은 "내용이야 어떻든 지난 2월까지
경상수지가 4개월째 흑자를 보이는 등 여건이 호전되고 있어 원.달러환율이
1천3백원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율안정에 따라 금리도 2~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IMF가 제시하는 환율모델은 6월 1천4백50원, 9월 1천3백50원, 12월
1천3백원이다.

환율 하락세가 빠르기는 하지만 부담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내 경제여건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낙관론이 많다.

현대증권의 박영철 투자전략팀장은 "1.4분기에는 환율절하와 여행수지 등
무역외수지개선과 금수출에 따른 무역수지가 크게 좋아졌다"며 "이같은
호전추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는 있으나 금리안정과 유가안정 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점차 회복돼 경제적 여건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4분기 증시의 최대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금융업계및 산업계
전반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다.

정부가 이미 부실기업 정리와 대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협조융자도 폐지될 운명이어서 계열사매각 등이 줄을 잇고 부도사태도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투신사 생보사 종금사 등 금융기관의 교통정리도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주가조정과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4분기에도 어김없이 외국인들의 "푸른 눈"을 좇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 분기에 싯가총액의 20%정도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기관의 주식보유 비중을 웃도는 수준이다.

연초 종합주가지수가 343선에서 580선까지 급상승했던 것도 외국인들의
힘이었다.

이들의 향후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국내 주식을 더 사들일 수 있지만 환율이 불안해지고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구두선에 머물 경우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팔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투자성 핫머니들이야 원.달러환율이 하락안정세를 보이면 환차익
메리트가 사라져 돈을 빼가겠지만 장기투자성 외국인들은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만 올바른 궤도에 오른다면 낙관적인 투자판단을 내릴 공산이 크다.

다만 환율안정을 외국인들이 어떻게 볼 것이냐는 미지수다.

원화가치절하(환율상승)는 외국인들에게 환차손을 안겨주지만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겐 새로운 기회가 된다.

반대로 원화가치절상(환율하락)은 환차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만 금리 하락으로 한국경제 회복의 청신호도 된다.

그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자금유출입이 결정될 것이다.

2.4분기에도 증시 주도권은 여전히 외국인의 손에 쥐어져 있다.

주가도 그들의 동향을 좇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 김홍열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