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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1일자) 기아 한보 한라의 처리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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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한보 한라등 3대 부실기업을 빨리 처리하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는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가.

    구체적인 처리방향이나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의미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우리는 김대통령의 지시가 재경부가 아니라 산업자원부 업무보고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을 우선 주목한다.

    70년대의 부실 차관기업과 신진자동차 정리, 80년대의 해외건설업체및
    국제상사그룹정리 등 지금까지의 부실기업정리를 하나같이 재경부에서
    맡아 처리했다는 점을 결코 김대통령이 모를리 없다고 볼때 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

    기아 한보 한라의 처리는 과거 어떤 부실기업정리 보다도 산업정책적인
    차원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셋 모두가 해당산업에서 점하는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에 과거의
    부실기업정리처럼 단순히 새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이 돼서는 안된다.

    기아자동차 문제를 처리하려면 우선 자동차산업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국제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선행돼야할 것은 물론이다.

    2원화할 것이냐,아니면 3원화할 것이냐,그도 아니면 지금의 자동차4사
    체제를 그대로 끌고간다는 전제아래 기아문제를 다루느냐가 결정돼야 한다.

    김대통령이 산업자원부에 기아 한보 한라를 빨리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은 산업정책적인 차원의 판단아래 이들 3대부실의 처리방향을 정하겠다는
    의도라고 볼수 있다.

    한보와 한라도 철강 조선업계에서 점하는 비중이 엄청나 그 향배에 따라
    해당산업의 "그림"이 달라진다고 볼때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과거 부실기업정리 때와는 여러가지로 여건이 달라졌지만 이번에도 처리의
    주체는 정부가 될수 밖에 없다.

    지금같은 여건에서 기아 등의 처리를 시장기능에 맡기자거나, 은행과
    채무기업간 문제로 규정해 은행에 맡기자고 주장하는 것은 그대로
    내버려두자는 얘기와 다를게 없다.

    경쟁력강화에 초점을 맞춘 처리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사안자체가 은행차원에서 해결하기는 벅차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부실기업정리 뒤에는 항상 말이 많았지만 이번에도 특혜시비등 뒷말이
    나올 것을 어느 정도 각오하지 않는다면 "조속처리"는 불가능할 것이다.

    특히 한보의 경우가 그렇지만,자산규모를 웃도는 부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일 것은 너무도 분명한데 비판을
    받지 않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산보다 많은 빚을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든 궁극적으로는 국민부담으로
    귀결된다.

    장기 무이자로 해주고 이에 따른 은행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은특융을
    해주는 식의 정형화된 부실기업 정리방법에 항상 여론의 불만이 쏟아졌던
    것은 이런 속성상 피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문제를 그대로 두면 문제는 더커지게 마련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실정리가 어려운 것이다.

    정부가 어떻게 기아문제 등을 매듭지을지, 그것은 국정수행능력의
    시금석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사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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