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이태리의 대표적 관광도시로 남아 있는 베네치아는 "베니스의
상인"과 "오셀로"의 무대로 등장할 만큼 18~19세기 초까지 지중해를 주름
잡던 해양국가였다.

"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는 "바다의 도시이야기"라는
작품에서 "열악한 자연환경을 훌륭히 극복하고 1천년의 찬란한 문화를
창조해 낸 베네치아공화국의 역사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고
높이 평가했다.

베네치아는 앞은 바다고 뒤는 야만족의 내습위험이 잠시도 떠나지 않는
지정학적 환경을 지녔지만 불굴의 의지로 안전하고 건강하며 산업활동과
공공 활동이 가능한 수상도시를 갯벌위에 건설해 냈다.

또한 값싸고 바람과 지형에 적합한 "갤리선"이라는 배를 고안해 내고
항해기술을 숙련시키는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인구 17만의 초미니국인 베네치아는 해양무역과 선박건조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공룡같은 터키제국이나 유럽의
대군주국을 물리치고 지중해의 제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으며 1천년동안
훗날의 파리를 능가하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얼마전부터 기업의 구조조정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핵심사업이나 기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된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때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나아가 1등기업
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베네치아공화국의 역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물론 경쟁력 확보는 국가나 기업에만 국한되는 과제가 아니다.

개인들도 자신의 상품가치를 정당히 평가받기 위해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