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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타이타닉 .. 손장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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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문학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성공한 예가 별로 없었다.

    예외가 있었다면 게오르규의 "25시"와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정도이다.

    요사이는 영상예술의 발달로 원작보다 영화가 더 잘 만들어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와 "쉰들러 리스트"가 대표적 사례다.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각본으로 잘된 영화로는 "워터 프론트" "제3의
    사나이"와 요사이 IMF한파 속에서도 한국영화가를 휩쓸고 있는 "타이타닉"
    이 있다.

    자료를 수집하는데만 5년, 영화 제작에만 2년이란 세월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이 영화는 우선 스케일면에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타이타닉이란 거대한 배가 침몰하기 전 나흘동안의 이야기를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3시간14분의 대하드라마로 엮어냈다.

    이 영화는 1912년에 있었던 사실을 충격적인 스펙터클로 재생시켜 놓았는데
    98년 골든글로브의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영화의 제작이 가능한 것은 감독 카메론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영화
    도시 할리우드의 제작시스템과 여건을 무시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분위기로 봐서는 요원한 이야기같아 보고 나오는 발길이
    무겁고 우울하기까지 했다.

    이 영화에서 심해에 묻힐뻔했던 비극적 러브스토리도 감동을 주지만
    에드워드 J 스미스 선장이 배가 침몰하기 직전 아녀자들부터 구출해낸 다음
    선장실에 들어가 자결하는 장면 또한 그러하다.

    배가 빙산에 부딪쳐 일어난 자연재해 사건을 다루었지만 항해에 책임을
    지는 선장답게 끝을 마감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국가의 운영도 항해와 같은 것이다.

    그 앞길에는 암초와 거센 파도및 빙산 등 시련이 숱하게 기다리고 있다.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은 그런 난관을 극복해 내야 할 책임이 따른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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