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속의 외국기업] '한국쉘석유'..시장확대보다 수익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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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더취쉘의 자회사.
69년에 창업, 한세대 가까운 기업역사.
88년 주식시장에 상장된 공개기업.
한국 쉘석유는 막강한 외국자본력과 시장장악력을 지닌 다국적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체는 딴판이다.
지난 96년 기준 매출액은 5백47억원.
종업원 1백25명.
국내 윤활유 시장 점유율은 7%.
점유율 20%가 넘는 SK주식회사나 LG정유와는 상대가 안된다.
쌍용정유 이수화학 등과 동메달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쉘석유는 스스로를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에 빗댄다.
김동수 사장은 "대주주가 외국업체일뿐 한국에서 창업하고 한국업체와
경쟁해 살아남은 한국기업"이라고 말한다.
한국쉘석유는 한국업체들과 경쟁을 해왔지만 절대로 "한국식"으로는 하지
않았다.
무리한 시장확대 전략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았다.
점유율이 최고 23%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데 급급하지않았다.
다만 품질경쟁에는 양보없이 정면 대응하면서 수익성에만 경영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은 한자리수로 떨어졌지만 부채비율이 40%에 지나지않을
정도로 알짜배기 회사가 됐다.
지난해초엔 액면가의 15%를 배당하기도 했다.
김사장은 "점유율을 지키려고 애썼으면 아마 회사가 없어졌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내 경쟁사들이 벌이는 출혈외형경쟁에 동참했더라면 수년간 적자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 경우 쉘뿐만아니라 어떤 외국업체라도 손을 떼기 마련이다.
마케팅도 독특하다.
덤핑은 물론 가격할인엔 전혀 관심이 없다.
대신 소비자들에게 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판매사원들은 이미 "윤활유 전문 컨설턴트" 수준에 올라있다.
올바른 엔진오일의 선택은 물론 사용기간, 폐기방법까지 조언해주고
있다.
일반소비자보다 고가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대형공장에서 더 환영받는다.
생산 영업, 마케팅은 쉘 스타일로 해왔지만 내부 경영은 철저히 한국식으로
해온 것이 이 회사의 자랑이다.
88년 설립돼 1백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는 한국쉘석유의 전통을
이어가는 주체다.
올해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이 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사람이 13명이나
된다.
지난 96년에는 경실련이 실시한 기업 평가에서 종업원 만족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초에는 마침내 한국인인 김사장이 CEO(최고경영자)자리에 올라
현지화를 완결했다.
한국쉘석유는 최근 "버티기 경영"에 돌입했다.
산업용 윤활유의 수요처인 대형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연쇄부도를 맞으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예산은 10% 정도 줄였고 각종 복리후생비도 대폭 축소했다.
경영환경이 최악이어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래야 이익을 내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윤활유업체들은 모두 1백여개.
7천억원대의 좁은 시장을 놓고 이렇게 업체가 밀집해 업계에선 윤활유
시장을 "미친 시장(crazy market)"이라고 부른다.
이 거친 시장에서 아직까진 정확한 승부가 나진 않았다.
그러나 수익률 중심의 "교과서적인 경영"을 펼치는 한국쉘이 국제통화기금
(IMF)체제에서 경쟁력이 돋보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쉘석유 연혁>
<>69년 극동쉘정유 설립(극동정유와 합작)
<>87년 한국쉘석유로 상호 변경(극동그룹과 결별)
<>88년 기업공개, 증권시장 상장
<>92년 ISO 9002 인증획득
<>95년 연매출 5백억원 돌파
<>97년 ISO 9001 인증획득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
69년에 창업, 한세대 가까운 기업역사.
88년 주식시장에 상장된 공개기업.
한국 쉘석유는 막강한 외국자본력과 시장장악력을 지닌 다국적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체는 딴판이다.
지난 96년 기준 매출액은 5백47억원.
종업원 1백25명.
국내 윤활유 시장 점유율은 7%.
점유율 20%가 넘는 SK주식회사나 LG정유와는 상대가 안된다.
쌍용정유 이수화학 등과 동메달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쉘석유는 스스로를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에 빗댄다.
김동수 사장은 "대주주가 외국업체일뿐 한국에서 창업하고 한국업체와
경쟁해 살아남은 한국기업"이라고 말한다.
한국쉘석유는 한국업체들과 경쟁을 해왔지만 절대로 "한국식"으로는 하지
않았다.
무리한 시장확대 전략 같은 건 염두에 두지 않았다.
점유율이 최고 23%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지키는데 급급하지않았다.
다만 품질경쟁에는 양보없이 정면 대응하면서 수익성에만 경영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은 한자리수로 떨어졌지만 부채비율이 40%에 지나지않을
정도로 알짜배기 회사가 됐다.
지난해초엔 액면가의 15%를 배당하기도 했다.
김사장은 "점유율을 지키려고 애썼으면 아마 회사가 없어졌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내 경쟁사들이 벌이는 출혈외형경쟁에 동참했더라면 수년간 적자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 경우 쉘뿐만아니라 어떤 외국업체라도 손을 떼기 마련이다.
마케팅도 독특하다.
덤핑은 물론 가격할인엔 전혀 관심이 없다.
대신 소비자들에게 밀착하는 방식을 택했다.
판매사원들은 이미 "윤활유 전문 컨설턴트" 수준에 올라있다.
올바른 엔진오일의 선택은 물론 사용기간, 폐기방법까지 조언해주고
있다.
일반소비자보다 고가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대형공장에서 더 환영받는다.
생산 영업, 마케팅은 쉘 스타일로 해왔지만 내부 경영은 철저히 한국식으로
해온 것이 이 회사의 자랑이다.
88년 설립돼 1백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는 한국쉘석유의 전통을
이어가는 주체다.
올해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이 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사람이 13명이나
된다.
지난 96년에는 경실련이 실시한 기업 평가에서 종업원 만족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초에는 마침내 한국인인 김사장이 CEO(최고경영자)자리에 올라
현지화를 완결했다.
한국쉘석유는 최근 "버티기 경영"에 돌입했다.
산업용 윤활유의 수요처인 대형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연쇄부도를 맞으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예산은 10% 정도 줄였고 각종 복리후생비도 대폭 축소했다.
경영환경이 최악이어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래야 이익을 내고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윤활유업체들은 모두 1백여개.
7천억원대의 좁은 시장을 놓고 이렇게 업체가 밀집해 업계에선 윤활유
시장을 "미친 시장(crazy market)"이라고 부른다.
이 거친 시장에서 아직까진 정확한 승부가 나진 않았다.
그러나 수익률 중심의 "교과서적인 경영"을 펼치는 한국쉘이 국제통화기금
(IMF)체제에서 경쟁력이 돋보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쉘석유 연혁>
<>69년 극동쉘정유 설립(극동정유와 합작)
<>87년 한국쉘석유로 상호 변경(극동그룹과 결별)
<>88년 기업공개, 증권시장 상장
<>92년 ISO 9002 인증획득
<>95년 연매출 5백억원 돌파
<>97년 ISO 9001 인증획득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