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역동적 발전과 사회적 안정이 있었던 시대에는 그 시대를 대변
하는 지식인 지도계층의 역활과 정신이 있었다.

우리조상들의 화랑정신,선비정신으로 비롯 영국의 청교도정신, 미국의
개척정신, 일본의 사무라이정신이 그것이다.

그들은 투철한 국가관과 올바른 행동양식 그리고 자기희생을 통한 솔선수범
으로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들의 언행은 사회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었을뿐만 아니라 그사회가
나가야할 지표가 되었다.

이런 역활이 그시대를 건강하고 활력있게 만들어 역사와 문화를 발전시켜온
것이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 지난 몇년동안 있었던 크고 작은 참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보사건, 외환위기와 기업의 부도사태는 또...

그리고 작금의 대학과 법조계의 타락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식인은 과연
무엇을 했으며 어떠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지 자성과 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명예와 출세 그리고 돈을 쫓는 지식인, 이론과 논리만 있었지 실천이 없는
지식인, 책임전가에 능한 지식인들로만 투영되었지 진실로 이사회의 권력과
금력에 대해 소신있는 비판과 국민대중의 각종 압력조직에 회초리를 드는
용기있고, 신뢰받는 지식인과 지도계층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 설 수 있는 언론과 교수까지도 대중적 인기에
영함하고 소위 약자의 공갈에는 나약하고 침묵해 온게 사실이다.

민주사회는 질서와 책임의 기초위에서 발전하고 도덕과 윤리를 바탕으로
건강해진다.

이러한 건강한 사회, 건전한 국민의식은 지식인들이 존경과 권위를 회복
하고 지도계층으로써 오피니언리더의 역활을 다할때 비로소 그 싹이
자라난다.

이런점에서 지식인의 자기희생적 솔선수범과 언행일치,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소명의식, 그리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우리나라의 변화와 개혁의 실천적
리더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이 시대 지식인의 절실한 사명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