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바꿔서는 안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가로막는 모든 관념을 확 바꾸자"

"IMF의 한계와 부작용을 알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공병호 자유기업센터소장은 "IMF시대 당신의 상식, 뒤집어야 살수 있다"
(김영사)에서 근거없는 낙관론과 편견을 버리고 과감하게 의식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IMF체제를 지렛대로 범국가적 "플러스 개혁"을 앞당기자는 것.

그런가 하면 캐나다 경제학자 미셸 초스도프스키 교수(오타와대)는
"빈곤의 세계화"(당대)에서 IMF는 국가경제를 후퇴시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독"을 없애고 써야 "약효"가 있다고 충고한다.

이들은 IMF시대의 우리 운명을 안팎으로 진단하면서 효과적인 처방전을
제시한다.

공소장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과 빗나간 애국심.

그는 "경제실패보다 의식의 실패가 더 문제"라며 "잘못된 생각이 잘못된
대응을 부른다"고 경고한다.

IMF사태가 터지면서 소비가 죄악으로 바뀌고 외제품을 쓰면 매국노, M&A를
허용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과거의 낡은 사고에서
비롯된 "단견"이라고 지적한다.

능력과 소유까지 평준화시키는 평등주의, 우리끼리만 잘하면 된다는
가족주의, 우리것만 지키자는 폐쇄주의의 한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IMF의 요구보다 더 적극적인 "플러스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은 특혜도 규제도 없다는 생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는
국산.수입품을 구분하지 말고 철저한 실리구매로 가계와 기업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는 필요하면 공무원도 수입해야 한다며 뻣뻣한 관료들을 공박하고
행정서비스에 자신이 없으면 민간에 넘기라고 역설한다.

새 정부에는 "시장을 통제대상으로 삼지 말라" "국가경영자문단과
외채상환자문단을 대통령직속기구로 활용하라" "부실기업은 즉각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퇴출시켜라"등 15개 과제를 주문했다.

공소장이 IMF체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를 주장한 반면 미셸
초스도프스키는 "빈곤의 세계화"에서 IMF의 "경제신탁통치"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제3세계 정부의 경제자문및 국제기구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80년대후반부터 진행돼온 IMF개혁조치의 내용과 결과를 분석,
우리에게 IMF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비춰준다.

저자에 따르면 IMF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각국 은행과
범세계적 독점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절기구다.

한낱 국제관료기구가 시장요소를 조작해 전세계 각국의 경제를 임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실업을 증가시켰고,
긴급구제금융 혹은 차관이라는 미명하에 외채증가를 낳았으며, 금융불안을
몰고 왔다"며 "전세계가 하나의 경제망으로 연결된 오늘날 한 나라의
경제파탄은 다른 나라에 일파만파의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진단했다.

이 책은 "잘쓰면 약이지만 잘못쓰면 독"이 되는 IMF처방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고두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