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수신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따라 은행들이 제2금융기관으로부터 하루평균 차입하는 콜규모가
6조여원에 육박할 정도로 유동성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총수신은 이달들어 지난
11일까지 9천3백40억원 감소했다.

고유계정의 실제총예금은 9천7백87억원 증가했으나 금전신탁은 무려
1조9천1백27억원이나 급감했다.

반면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수신고는 같은기간 4조3천5백80억원 증가
했으며 증권사환매채(RP)도 1천1백16억원 늘었다.

금융계에서는 신종적립신탁의 만기연장과 정기예금의 금리인하움직임으로
뭉칫돈이 은행을 빠져 나와 투신사와 증권사의 고수익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어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종적립신탁의 하루평균 증가액은 1월평균 5천억원에서 만기가
늘어난 지난 9일부터는 3백억원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따라 은행신탁계정의 유동성부족현상은 기업어음(CP)의 만기를 2개월
연장해 주는 것도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신탁의 명맥을 유지해 주던 신종적립신탁의 인기가 시들해짐에
따라 신탁계정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대형은행의 경우 하루평균 4백억~
5백억원의 수신이 빠져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계정의 경우 정기예금의 금리가 더 내리기전에 가입하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아직까지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증가세는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이 총 21조여원의 돈을 은행계정에서 규제, 은행계정의 자금
부족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제2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하는 하루평균 콜규모는 지난 12월초만해도
8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주에는 5조5천4백40억원으로 불어났다.

관계자들은 은행들의 수신위축은 기업대출여력감소로 이어진다며 수신감소
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에 따라 금리를 더 얹어주는 "네고금리"를 다시
도입할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영춘.오광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