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밸런타인데이의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14일은 밸런타인데이.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이날에는 고가의 외제 초콜릿이 날개돋친듯이 팔렸다.

그러나 올해는 사회적분위기 탓에 초콜릿선물이 대폭 줄고 좀 더 실속있는
선물을 주고 받는 연인이 늘어났다.

백화점들도 판매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롯데백화점은 지하 한과코너에 "사랑의 선물 행사"를 마련하고 오는
13일에 전통떡이나 한과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우수 한국영화 초대권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그레이스백화점도 양갱 약과 엿 강정 등을 갖추고 한국식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에 마련했던 초콜릿코너를 올해는 설치하지 않기로
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아예 모든 행사를 없앴다.

한국대학생 대중문화감시단은 밸런타인데이에는 초를 주고 받는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12일 오후 4시30분부터 8시까지 파고다공원에서 명동
간을 가두행진했다.

이밖에 호텔들도 이날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다.

힐튼호텔은 지난해 나이트클럽에서 열었던 연인을 위한 파티를 올해는
없앴다.

<장유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