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외국산에 의존했던 부품구매를 국산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 반도체 자동차 섬유업종 등에서 그동안 해외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던 기업들이 국내로 구입선을 돌리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법인들도 역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원화절하로 한국산 부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외국으로부터 부품구매를 할때 비용부담이 늘고 있어서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차원에서 국산부품 구매를 크게 장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입하던 핵심부품및 반도체장비 40여개
품목을 중소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국산화, 이를 생산라인에 투입키로 했다.

또 해외 15개 현지법인의 23개 공장에도 공급키로 했다.

삼성전기도 부품의 국산조달에 적극 나서 국내공장의 국산부품 구매확대는
물론 해외공장에서도 한국산 부품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광동성 동관소재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공장은 인근에서 구입하던
섀시와 플레이트 등 7개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하기 시작했다.

또 컴퓨터용 키보드공장은 케이스를, 스피커공장은 프레임을 한국에서 사고
있다.

삼성전기는 달러당 원화환율이 1천2백50원이상을 유지할 경우 한국산
부품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공장이 많은 대우자동차 역시 역현지화에 적극적이다.

대우는 폴란드 상용차공장인 대우FSL과 체코 현지법인인 아비아에서 생산
하는 디젤상용차의 엔진을 기아자동차에서 구매키로 하고 협의중이다.

대우는 그동안 폴란드 현지 부품업체를 통해 엔진을 구입해 왔으나 한국산
의 가격이 유리해져 이같은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와 LG반도체도 협력업체를 통한 부품및 장비개발을 통해 국산구매를
늘리고 있으며 LG전자의 중국 멕시코 브라질공장 역시 부품의 국산조달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