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일수록 돈이 급한 사람이 많아 급매물도 대거 쏟아지게 마련이다.

이런 여건을 십분 활용해 급매물을 잘 골라 구입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수 있다.

환금성이 뛰어나 비수기에도 가격하락폭이 작은 아파트이지만 요즘에는
어느때보다 많은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급매물의 매력은 흥정하기에 따라 "헐값"에 구입할수 있다는 것.

분당신도시 32평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박모(35)씨는 서울 요지의
급매아파트를 시세보다 2천만원이나 싸게 구입한 케이스.

가입한지 8년된 청약통장을 소지하고 있는 박씨는 용인 수지지구 등
인기지역에 여러번 청약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박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자 새아파트를
분양받기보다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가능하면 이번 기회에 서울에 집을 장만하기로 마음을 먹고 서울지역
중개업소를 통해 급매아파트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런던중 송파사거리 인근 한양아파트 32평형이 2억2천만원에 급매로
나온 것을 알게 됐다.

석촌호수 올림픽공원이 인접해 있는 인기지역이어서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억6천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였다.

지역이 좋고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박씨는 아파트가 급매물로 나온
사정을 알아보기로 했다.

급매의 특성상 가압류 가처분 근저당 등 악성 질권이 설정됐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주인이 금융기관에서 1억원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보고 증권회사에 2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집주인은 한달에 수백만원에 이르는 이자부담 때문에 아파트를 급히
처분하려는 것이었다.

박씨는 집주인의 다급한 사정을 고려, 계약금으로 1억원을 주고
계약체결후 1개월내 일시불로 잔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2억1천만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흥정에 나섰다.

집주인으로서는 시세보다 2천만원 싸게 파는 셈이었지만 부채를 상환할
다른 방도가 없는데다 일시불로 대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에 매각하기로
결정, 거래가 성사됐다.

결국 박씨는 매도자의 급박한 사정에 맞는 대금지불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입지여건이 좋은 지역에서 시세보다 2천만원이나 싸게 내집을 마련하게
됐다.

< 김태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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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