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채협상을 앞두고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이 15일 방한함에 따라 그의 방한목적과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확정한 11월19일(티모시
가이스너 재무차관보), IMF협상이 타결된 12월3일(데이빗 립튼 재무차관)과
IMF가 1백억달러 조기지원을 발표한 12월24일(데이빗 립튼 재무차관) 등
주요 고비고비마다 재무부 고위간부를 한국현지에 파견,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서머스 부장관은 이날 저녁 9시30분 임창열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과
만나 <>뉴욕에서의 외채상환협상 조기타결을 촉구하고 <>선진국들의
80억달러 조기지원 조건을 협상한뒤 <>IMF프로그램의 확실하고 신속한
이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머스 부장관은 외채상환협상과 관련 외환사정이 어려운 만큼 고금리 등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협상을 조기 타결하라는 일종의 ''충고성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금융기관의 이해를 대변하는 재무부의 입장에서 협상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으리라는 것이다.

서머스 부장관은 이날 밤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임부총리와 한시간여동안
회담을 가진후 기자들을 만나 "한국의 외환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중요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부장관은 그러나 "한국의 외환위기는 이제 첫 단계를 넘어선 것이며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서머스 부장관은 16일에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를 만날 예정이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