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회섭 <경제자유찾기모임 공동대표>

현재의 국가 부도위기에서 벗어나자면 국민 모두가 기업이 흑자를 내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정부관리 기업가 일반국민 모두가 그래야 한다.

한국에 근거를 두고 있는 기업들이 흑자가 나고 있거나 흑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돼야 외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돈을 가지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완전 개방했다고 하지만 외국인들은
한국에 좀처럼 투자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투자는 커녕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출연장을
해주지 않고 있다.

실은 주식시장이 어중간하게 개방되어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그들은 돈을 한국에서 벌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한국에 투자한다.

투자된 돈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들의 돈은 궁극적으로는 주식, 회사의 채권, 국공채에 투자하게
된다.

그중에서 열쇠는 주식이다.

기업이 흑자가 나야 주식투자가 이익이 나고,회사에 빌려준 돈도
회수할수 있게 되고, 원화가치가 유지되어 국공채도 값어치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외자금 유치를 위해 기업이 국내에서 이익을 내도록 하는
여건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이 흑자가 나려면 무능한 경영자나 무능한 근로자를 손쉽게 쫓아낼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저렴하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등을 공급받을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은행이나 회사의 주식을 사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복잡하게 제한하고 있다.

실은 가장 중요한 주식시장은 이러한 제한 때문에 조금밖에 개방되어
있지 않다.

또한 수입제한이나 독점보장을 통한 공급제한 등이 다반사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그런 제한이 많은 나라에 투자하기 보다는 제한이
적어 기업이 이익을 낼수 있는 다른 나라에 투자하고 만다.

미국 대통령이나 일본 총리를 접촉하면 외국인들이 투자하리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정치가들이 힘써주어서 국제 경제기구가 지원하는 자금은 얼마후 갚아야
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에 투자하고 있으면 돈이 벌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국에 투자하고 싶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어느 때고 우리의 기업들이 부실해질 조짐이 보이면 그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그들이 항구적으로 한국에 투자하고 싶도록 하는 기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그것은 그들이 경영권확보를 위해 한국 회사를 쉽게 매수하는 것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입장을 "미국이 이번 기회에 한국인의 버릇을 고치고
몇몇 유력 한국 회사를 넘어뜨리려는 음모"라는 시각으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그들에겐 우리와 똑같이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뿐이다.

필자는 주식투자는 하지 않는다.

다른 경영자들이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는 경영진이 제대로 하지 않을 때 그
경영진을 교체할수 있는 경우에 국한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투쟁적이기만 하고 해고할수 없는 근로자를 직원으로
하고 있는 회사라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떤 원료공급자와 불리한 장기 원료공급계약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그런 회사에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투자자의 마음을 이해하고나면 어떻게 외국 은행가와 기업가를
유치해야 할지는 분명해 진다.

어떻게 하면 외국 돈을 유치할지가 분명해진다는 말이다.

첫째 은행및 기업에 대한 출자제한을 모두 없애야 한다.

무능한 경영진을 교체하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한 예로 적대적 인수냐,우호적 인수냐를 따져야 한다는 것은 외국
투자가를 짜증스럽게 만들 것이다.

둘째 생산성이 임금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해고할수 있도록 노동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파업시에는 전원해고및 대체고용이 가능토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 독점보장 또는 경쟁제한을 없애야 한다.

즉 진입규제를 없애야 한다.

외국인 내국인을 가리지 않고 누구든 더 나은 조건에 생산요소를
공급하는 것을 제한하는 모든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 더 나아가서 양도소득세는 일반 부가세 수준으로 낮추고, 법인세는
홍콩 수준으로 낮추고 배당시 개인소득세와 2중과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신 토지에 대한 재산세는 대폭 올려서 토지투기를 억제하여야 한다.

토지에 대한 상당한 재산세는 토지를 국유화하고 임대료를 부과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IMF가 요구하는 외환관리법 폐지및 정리해고를 수용함은 물론이고 이러한
조치들을 적극 추진하면 외국인들이 돈을 들고 한국으로 구름같이 몰려들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그를 지지하여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서민층과
근로자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가 갖게 될 세상은 실업률은 영국 미국 뉴질랜드 홍콩
등과 같이 5% 미만이지만,고용된 사람들 사이에는 소득격차가 크다는 것을
예상해 볼수 있다.

그런 세상은 고용된 사람들 사이의 소득격차는 작지만 실업률이 12~13%나
되는 프랑스나 독일 보다는 나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잠재 실업률을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14~15%정도 된다.

자유로운 해고를 허용하면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더 많은 기업이
유치되어 고용이 늘고 실업이 준다.

이러한 진리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그의 지지자들인 서민층과
근로자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이 일은 그들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만이 할수
있는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