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대우자동차 레간자의 디자인 특성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세계적인 카 디자이너인 이탈리아의 주지아로가 이끄는 "이탈디자인"이
한국 전통의 곡선미를 테마로 삼아 디자인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이 이를
대변해 준다.

한옥의 용마루선과 처마선, 한복의 소매선등 곡선미를 차의 도어라인에
그대로 살려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흡사 물이 흐르는 듯 매끈한 보디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도어라인 자체를 높게 설계함으로써 뒷좌석 승객에게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는 세심함도 서려 있다.

내부 디자인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전제품을 연상케 하는 버튼타입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태극무늬의
우아함이 스며든 도어트림 라인은 "현대의 하이테크"와 "전통의 미학"이
멋지게 어우러진 표본이다.

이는 또 소비자에게는 차안에서 만이라도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잠재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대우자동차는 레간자의 이같은 디자인에 힘입어 지난 6월 우수산업
디자인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간자가 올 한해 선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매력적인
디자인에 성능 안전성 정숙함등 제품력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첨단 D-TEC엔진을 달아 동급 최고의 속도 연비 가속력 등판력을 낼 수
있게 했다.

자동변속기는 독일 ZF사의 제품을 채택해 벤츠와 BMW에 버금가는 내구성과
정비성을 갖췄다.

투 웨이 스트러트 마운틴 구조로 차에 떨림현상을 최소화하고 서스펜션
튜닝에 만전을 기해 코너링때 몸쏠림 현상을 방지하는등 승차감도 대폭
개선했다.

또 첨단 ABS(미끄럼 방지장치) TCS(구동력제어장치)로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롭다는 북미 안전법규를 능가할 수 있었다.

이같은 성능의 우수함은 멋진 디자인과 어울려 안락한 드라이빙을
가능케 했다는 평이다.

레간자를 얘기할 때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쉿"으로 대변되는
정숙성.

과거 대우차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방음대책을 적용했던 것이 주효했다.

엔진소음과 바깥소음,주행시 지면마찰음의 근원적 차단을 통해 "조용한
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요타 캄리보다도 정숙도가 5% 뛰어나다고 한다.

또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에 빛나는 TVCF "개구리편"도 레간자의
센세이션에 큰 기여를 했다.

레간자는 지난 4월 시판이후 11월까지 총 8만7천9백6대를 팔아 중형차
시장의 3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는 대우차의 작년 같은 기간의 점유율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레간자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 저가공세가
아닌 품질로 승부하는 "밸류 마케팅"으로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