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급등은 정부와 기업 가계 등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큰부담을 안기고 있다.

특히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2년만에 1만달러시대를 마감하고
내년에는 8천달러 선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상승은 당장 기업의 외화부채를 부풀려 막대한 평가손(환산손)을
가져오게 되며 물가및 유가인상을 초래, 기업과 가계경제를 압박하게 된다.

정부도 외화로 편성된 방위비 등의 예산규모가 늘어 추가로 예산을 축소
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환율상승으로 수출은 가격경쟁력의 제고로 다소 나아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내은행에서 수출환어음 결제가 원활하지 못한 점을 감안
하면 환율이 안정되기까지는 경제전반에 큰 주름살을 안겨줄 전망이다.

<> 환산손 =대미달러에 대한 환율은 11일 1천7백19.80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무려 8백75.60원이 올랐다.

이에따라 작년말 현재 순외화부채가 4백21억달러에 달하는 국내 상장
제조업체들은 36조8천6백여원의 환산손을 안게 됐다.

이같이 막대한 환산손이 발생함에 따라 외화부채가 많은 대형 기업들은
앞으로 결산때 이익이 크게 줄거나 자본이 잠식되는 불이익을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 유가인상 =휘발유의 경우 교통세인상으로 이미 리터당 20~25원의 인상
요인이 생긴데 이어 환율상승에 따른 추가인상이 불가피해 내년 1월에는
리터당 가격이 1천2백원을 훨씬 넘을 전망이다.

여기에다 서민들의 난방연료인 등유에 대한 특별소비세도 리터당 35원으로
10원이 오르고 난방및 취사용 연료인 LNG와 LPG 특소세도 kg당 60원으로
인상되기 때문에 환율상승분까지 감안하면 유가는 천정부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물가상승 =유가상승에 원부자재 수입비용의 증가까지 겹쳐 물가상승압력
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개인서비스요금은 이미 유가인상으로 원가상승압력을 받고 있고 수입소비재
와 원부자재 수입비용은 환율인상분 반영이 불가피해 물가의 추가상승으로
가계살림이 더욱 압박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10% 상승하면 물가가 향후 2년간에 걸쳐 1.2% 오른다는 연구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하면 이제까지의 환율인상만으로도 물가상승분은 단순계산
만으로도 1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 기타 =기업과 국가가 외국에서 들여온 차입금에 대한 원리금상환부담도
환율상승폭만큼 늘어나게 된다.

특히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내년에는 2년만에 8천달러선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도 정부예산도 달러당 연평균 환율 9백원을 기준으로 편성됐기
때문에 앞으로 외화로 편성된 방위비와 외교관련예산의 추가삭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