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밀려들기 시작한 이후 백화점 상품권시장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심리의 위축을 반영, 일반상품권은 판매가 크게 줄어든데 비해
신용카드로 구입이 가능한 PP(선불)카드의 판매는 거꾸로 급증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일반상품권 판매는 이달들어
8일 현재까지 23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1~10일중 일반상품권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나 줄어든 12억4천여만원에 그쳤다.

일반상품권의 판매감소와 달리 상품권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PP카드는
자금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진 12월들어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1~8일중 지난해보다 무려 40%나 늘어난
26억5천만원어치를 판매, PP카드의 매출이 일반상품권을 웃돌았다.

이로써 전체 상품권매출의 20%를 밑돌던 PP카드의 비중이 12월들어서는
무려 53%로 높아졌다.

현대백화점의 PP카드 판매도 이달들어 10일까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4억8천만원을 기록했다.

일반상품권과 반대로 PP카드의 판매가 이처럼 급증하고있는 것은
신용카드로도 구입할 수있다는데 착안, 급전이 필요한 중소사업자들이 대량
구매하고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로 PP카드를 구입한 뒤 이를 암시장에서 할인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PP카드의 신용카드 판매를 금지하고있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일반상품권 뿐만아니라 PP카드도 판매가 부진하다는
사실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경우엔 12월들어 하루평균 상품권 매출액이 1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0%나 감소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