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9단이 2연승을 거두며 배달왕타이틀 탈환을 위한 막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앞으로 1승만 더하면 조훈현9단에 내준 타이틀을 돌려받게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

이창호9단은 10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5기 한국통신프리텔배
배달왕기전 도전5번기 제2국에서 배달왕 조훈현9단을 맞아 1백90수만에
백으로 불계승 거두고 2연승, 타이틀 획득을 향한 순조로운 항진을 계속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통신프리텔이 후원하는 이대회
결승2국에서 이9단은 포석단계부터 조훈현9단의 잇단 실착에 편승해 실리를
챙긴데 이어 좌상변및 우상변에서 흑세력 유린에 성공하고 초반 우세를
끝까지 지켜 조9단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날 대국은 1백90수까지 이어졌으나 사실상 승부는 초반에 결정났다.

조9단의 첫번째 실착은 우하귀.

백20에 대해 21로 응수한 것은 어이없는 실수였다는 것이 검토실에 있던
기사들의 평이다.

즉 21을 23의 곳에 먼저 놓았으면 백22의 삼3침투를 방지, 이곳에서
백에게 집을 내주지 않을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조9단의 실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좌하변의 흑41도 눈에 보이지 않는 완착으로 이 수를 44에 끼웠으면 백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대국초반 조9단의 실착에 편승해 의외의 소득을 올린 이9단은 좌상변에서
색다른 정석을 구사,흑세력을 위축시키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이어 이9단은 곧바로 우상귀의 백56으로 흑진영에 침투, 상변중앙에
집을 확보하면서 흑집을 파괴해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바둑황제 조9단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초반 이9단의 적극적 공세를 맞아 방어에 급급했던 조9단은 중반전에
접어들자 중앙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조9단은 초반실착을 만회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노련한 이9단의 침착한
응수에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타이틀향방의 분수령이 될 제3국은 내년1월6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된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