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이탈리아가구".

이탈리아의 가구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다.

체리나무 고목나무 나왕 탕가니아같은 듣도 보도 못한 고급목재를 소재로
사용한다.

그러나 목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도료.

2백원짜리를 5백원짜리 가구로 만드는 게 도료의 힘이다.

걸프전쟁에서 위용을 떨친 스텔스폭격기의 레이더를 피하는 힘이 도료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볼 때 그 중요성은 설명이 필요없다.

밀라노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일바폴리메리(ILVA POLIMERI)는 50년동안
목공용 도료를 생산해온 이탈리아의 강한 중소기업이다.

직원수가 2백50여명인 작은 회사이지만 한국기업과도 라이선스계약을 맺고
있을 만큼 이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일바의 목공용 도료는 투명에서 유색, 무광에서 유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도료배합의 독특한 노하우를 통해 건조시간 작업성 물성이 뛰어난 폴리
우레탄도료, 투명성과 광택성이 우수한 불포화 폴리에스터도료, 최근
신제품으로 개발한 무공해성 옥외형 도료 등 특수도료를 생산한다.

"내마모성 내약품성 작업성이 뛰어난 우수한 제품으로 스프레이작업
롤러코팅 풀로커튼코팅 등 일련의 작업공정에 적합할 뿐더러 새로운 조색
시스템에 의한 유색도료배합은 가히 예술의 경지입니다"

이는 회사사람들의 자화자찬이 아니다.

해마다 연수를 위해 일바 폴리메리를 찾는 한국 제비표페인트 신기철
기술부장의 말이다.

일바 폴리메리사는 자체적으로 목공용 도료에 가장 중요한 수지를
개발한다.

항상 고객들과의 접촉을 통해 이들의 기호와 요구에 맞는 도료를 만들어
공급하는 신축성있는 시스템이 경쟁력을 갖추는 비결이라고 얘기한다.

50년역사의 도료생산기술, 여기에서 이탈리아가구의 명성도 비롯되고 있는
셈이다.

< 밀라노=황인경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