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한도 조기확대를 포함, 정부가 10일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주가급락세를 진정시키기는 하겠지만 장세를 급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외환보유고의 급감에 따른 외환유동성 부족문제가 금융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다 금리도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한도확대의 조기실시에도 불구하고 외국자금의 신규유입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외국인 자금유입규모가 5천억~1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매도공세도 규모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은 약세기조속에 주가차별화현상이 심화된다는게
대다수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승용 동원증권 투자분석부장 = 외환시장의 단기유동성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전에는 주식시장의 약세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도확대를 앞당겨도 일부 우량주를 제외하고는 신규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오히려 외국인이 관망하는 가운데 기관들의 매도공세는 이어져 전저점을
뚫고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주식평가손 반영비율을 1백%로 올린다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기자본비율 유지등을 위해 기관들은 위험자산을 계속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나인수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 = 환율과 금리가 급등하고 있어 이번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외환.자금시장 마비사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외국인 한도확대의 실시시기를 며칠 앞당긴다고해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장세안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도 기관투자가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반등시마다 매도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계원 한남투신증권 투자분석부장 = 한도확대로 최대 2조원의 유입을
내다보는 낙관론도 있으나 환율불안감이 상존해 많이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세기조속에 대형 우량주와 한계기업간 주가차별화가 더욱 진행될
전망이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우량주 중심으로 하락시 매수했다가 반등시
매도하는 단타매매전략이 바람직하다.

<>유인채 한진증권 부사장 = 부실금융기관의 정리로 금융기관의 신뢰성이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콜차입 상환으로 매도에 치중하던 증권사에 1조6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증권사들의 유동성부족사태가 완화돼 기관매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들은 포트폴리오차원에서도 핵심우량주를 사지 않을 수 없으며
고객예탁금의 지속적인 증가로 매수세가 충분히 쌓여있는만큼 우량주
위주의 상승흐름을 탈것으로 본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