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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섬우화] (287) 제10부 : 마지막 게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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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수는 웃음이 나온다.

    독서가 만화라니?

    안 되겠다.

    이 애는 내게 진정으로 대하는데 교양이 없다.

    제대로 교양을 심어서 어엿한 숙녀를 만들어야겠다.

    그래야만 나도 좋고 이 애의 장래도 열어줄 수 있겠다.

    그는 어른다운 이성으로 돌아가려고 넥타이를 추스른다.

    "미화야, 정말 내가 좋으냐?"

    "네, 회장님. 저는 이제 회장님이 하자는대로 무엇이든 다 할 거구먼요.
    아이를 낳아 바치라는 것만 빼고는 다 할 거구먼요"

    "알았다.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하자는대로 해야 돼"

    "명령만 하세유. 기라면 기고, 앉으라면 앉을 거구먼유"

    "그런게 아니구, 너를 일등 숙녀로 만들 거다"

    "좋지유. 좋구 말구요. 회장님, 저를 만날 때는 넥타이를 끄르세요.
    목이 도무지 답답해서 죽겠구먼요. 제 목이 답답하다 이 말이에유"

    그녀는 무엇이 답답한지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그 물은 좋은 물이 아니다. 이제부터 너도 에비앙이나 특별 식수를
    마시도록 해라. 이 물은 수돗물을 정수한 거니까 일급수가 아니야"

    "아이구 회장님, 고마워요. 그렇게 걱정해주시니 황송해유.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쪽 소리가 나도록 김치수에게 입을 맞추면서 크지는 않지만
    육감적인 유방으로 밀착해온다.

    사뭇 훈련을 단단히 받은 기생처럼 나긋나긋하다.

    아니 그 이상이다.

    "널더러 이렇게 폭탄적인 키스를 하라고 누가 시키데?"

    그는 딸의 친구 은자가 교육을 시켜서 보낸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그녀는 도톰한 입술을 그의 뺨에 부비면서 아니유 아니유 하고 아니유를
    읊다가,

    "아무도 내게 명령할 수는 없어요. 저는 회장님을 기쁘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고 이렇게 델 것 같이 키스할 날을 기다렸거든요. 너무너무 키스하고
    싶었어요"

    김치수는 그녀의 너무도 대담하고 거짓 없음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그녀를
    으스러지게 껴안는다.

    그녀의 자발적인 행동이 그를 흥겹게 한다.

    "우리 가까운 온천에 갈까?"

    "온천까지 안 가도 돼요. 그냥 회장님과 단 둘이 있으면 행복해요.
    회장님을 안고 누워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아요. 회장님, 아이러브유예요,
    아이러브유"

    그녀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서 꼭 잘 익은 능금같다.

    이때 노크소리가 나면서 웨이터가 후식 올리겠습니다 하고 조용히 말한다.

    어느새 김치수는 만원짜리 두장을 꺼내 웨이터에게 팁을 주라고 미화에게
    건네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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