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가 우리의 자연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유사하게 우리 고유의 잔치문화나 식사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외국
것을 꼽는다면 아마 그중 하나 뷔페(Buffet)를 들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서민들의 회갑.칠순잔치 장소는 대개가 뷔페식당이다.

어린애의 돌잔치, 가족의 생일축하모임, 연말 망년회 등도 곧잘 뷔페식당
에서 열린다.

뷔페는 여러 그릇에 음식을 담아놓고 접시와 포크 등을 따로놓아 먹을
사람이 마음대로 덜어먹을 수 있도록 하는 식사방법이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 식사방법은 좁은 장소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고 많은 손님을 치를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간략한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2차대전이후
여러 나라에 보급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음식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우리들은 자주 경험한다.

이게 흠이다.

음식이 남는 곳은 뷔페식당만이 아니다.

호텔 음식점 외식업체 기업의 종업원식당 등 여러 곳이다.

먹다 남은 것이나 먹지않고 버리는 음식물쓰레기가 국내에서 하루 1만6천
3백t가량 나온다고 한다.

작년기준 국민 1인당 음식쓰레기 발생량이 0.35kg으로 독일의 0.27kg,
영국 0.26kg에 비해 우리가 많다.

음식물쓰레기가 전체 생활폐기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91년 28.5%에서
지난해 35.2%로 해가 갈수록 더욱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호텔 대형음식점 등에서 먹을 수 있는데도 어쩔 수 없이 쓰레기로
버리는 남는 음식을 사회복지시설 등에 공급하기 위해 내년부터 식품은행
(Food Bank)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음식물낭비도 줄이고 쓰레기도 줄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이
제도를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미국은 호텔 식품회사 식당 등 식품 기부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선법(Good
Samaritan Low)까지 갖추고 있다.

이익이 큰 선진제도의 도입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절약이 더없이 요구되는 시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