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선경증권 이사>

주가의 폭락, 금리의 폭등및 환율의 급상승등 금융시장 전분야에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한국경제는 21일 정부의 IMF구제금융신청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단 IMF에 대한 구제금융신청은 우리경제의 위기상황이 외부의
도움없이는 해결되기 힘들다는 인식하에 출발된 것이고 이 경우 IMF의
정책적 조언이 우리의 경제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은 주지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금리의 향방을 예측해 보기 위해서는 먼저 IMF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멕시코(1995년)와 태국 및 인도네시아의 선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중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올해 하반기에 구제금융을 받아 거시경제
전반에 걸친 효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더 경과해야
될 것으로 보이나 구제금융직후 멕시코를 포함한 이들 국가들의 금융시장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추가적인 환율상승, 주가하락, 물가상승 및
금리상승이었다.

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얼마전까지도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던 이들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변동환율제도를 통하여 어느 정도 원화의 대외가치를
조절해 왔고 최근 시행된 원화의 변동폭 확대는 원화의 대외가치를 상당폭
현실화 시킨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원화의 또 다른 가치 즉 원화의 국내가치라고 할 수 있는 금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그 균형점에 대한 합의가 금융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첫째, 최근의 원화환율급등이 향후
국내물가의 상승을 통해 명목금리의 상승으로 반영되리라는 기대와 둘째,
IIMF의 구제금융에 따른 경제성장율의 하향조정, 물간안정 그리고 긴축재정
등을 통한 경제전반의 안정화정책수행에 수반될 통화긴축및 내수부족 등에
따라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급격한 유동성 부족현상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이를 반영하듯 11월초 12%후반에 있던 회사채 수익률이 17%대까지
급등하였으며 11월24일 및 25일 양일에 걸쳐서는 회사채수익률이 3%포인트
이상 폭등하는 가운데 매수세가 실종되는 채권시장의 공황상태가 야기되었다.

이러한 금리오름세 심리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불안감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금융시장참여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