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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파일] (나의 직업/나의 보람) 조리사 한영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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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음식을 찾아내고 그 맛을 널리 알려 외국 식탁에도
    한국음식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도록 할겁니다"

    신라호텔 외식사업부 조리사 한영용(29)씨는 우리음식의 맛을 지키고
    알리기위한 전도사역을 자처하고 나선 당찬 젊은이다.

    한씨는 특히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리 음식이 충분히 세계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요리경력은 만만치 않다.

    고등학교 졸업후 한의대로 진학이 결정됐지만 집안 사정때문에 어머니께서
    운영하시던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난 10년전.

    요리를 업으로 삼고서부터 항상 그의 머리 한켠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
    전통음식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나섰다.

    동네 잔치란 잔치는 모두 쫓아다니며 할머니들로부터 옛 음식을 배웠다.

    우리 음식을 알게되는만큼 욕심도 같이 커져갔다.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음식맛 좋기로 유명한 전라도 지역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녔다.

    막걸리 한통 들고 할머니들로부터 옛날 시집살이 고생하던 시절 이야기를
    들어가며 조리법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이렇게 몸소 체험하며 익힌 음식이 김치만해도 1백50여가지에 이른다.

    그는 특히 전유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방별로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화려한 전유어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전통
    상차림에서 악센트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올초 1백여점에 이르는 각 지방의 전유어를 모아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기까지 했다.

    다음달에는 "한영용의 별미전 별미반찬"이란 책도 펴낸다.

    이 책에는 향토의 이색전과 가정에서 별미로 즐길 수 있는 여러 전통음식
    들이 소개돼 있다.

    그는 음식이란 늘 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옛맛 그대로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의 변화된 입맛에 맞도록
    계속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내년초에는 각 지역의 구절판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기회가 닿는대로 우리 전통음식을 해외에 소개하는 행사를 꼭 갖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깊은 맛이 우러나는 우리 음식에 외국인들도 반할겁니다"

    <박해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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