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소비자들은 요즈음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역내 백화점이나 할인점 어디를 가든 ''소비자는 왕''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손님 대접을 톡톡히 받는다.

백화점과 할인점 직원들은 전보다 훨씬 더 친절해졌다.

상품값도 갈수록 내려가는 추세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이 문을 연 지난 1일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이 지역
소비자들은 경쟁의 이점을 실감한다고 한다.

대형유통업체간 분당상권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복합쇼핑센터인 삼성플라자의 입성에 맞춰 인근 블루힐백화점과
뉴코아백화점, 신세계의 E마트, 킴스클럽등이 고객이탈을 방지키 위해
맞불작전을 전개함으로써 분당상권을 둘러싼 유통업체간 경쟁은 다시
달아올랐다.

분당상권쟁탈전은 할인점이 잇달아 문을 연 지난 95~96년의 제1라운드에
이어 제2라운드로 접어든 셈인데 삼성의 공세가 워낙 거세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플라자의 운영업체인 삼성물산은 1호점인 분당점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유통사업 전체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판단
아래 고객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의 전략은 차별화.

고급백화점을 표방한 삼성플라자는 2천평이 넘는 방대한 고객편의시설과
문화공간을 앞세워 당분간 경품제공 등의 물량공세를 계속 펼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플라자는 개점 첫날 삼성에버랜드등 계열사들까지 동원, 대대적인
이벤트와 경품제공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삼성플라자는 이날 하루 매출만도 31억5백만원을 기록, 유통업계 개점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으며 이튿날에도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경이적인 매출달성은 인구 40만명의 분당고객들에다
강남지역 고객들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며 "고급백화점의 이미지에 맞게
앞으로 상품고급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블루힐백화점 뉴코아백화점 킴스클럽 E마트등 기존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 업체는 식품매장을 늘려 삼성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한편 유명상품을
보강하고 서비스도 강화했다.

가격파괴매장을 확장하는 삼성과의 역차별화 전략을 펴는 곳도 있다.

삼성플라자와 마찬가지로 고급백화점을 표방, 타깃 고객층이 같은
블루힐백화점은 자사 점포가 삼성플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해 문화마케팅과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식품매장을 특화할 계획이다.

블루힐은 이미 1층에 명품관을 신설, 해외유명브랜드를 유치하고 부사장
직속의 "멀티서비스팀"을 새로 편성했다.

또 1천5백평에 달하는 식품매장에 생선찜등 반제식품(집에 가서 데우면
바로 먹을수있는 식품) 코너를 만들고 삼청동수제비등 특화매장을 신설했다.

블루힐백화점은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어 지난 1일 하루매출이 8억5천만원,
2일 11억원으로 삼성플라자 개점에 따른 타격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평소의 주말평균 매출액(6억~7억원선)을 크게 웃돌았다는 얘기다.

블루힐은 내달에는 바겐세일에 이어 방학을 맞는 학생층을 위한 이벤트를
장기간 개최, 개점 "약발"이 떨어지는 삼성플라자를 역습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은 분당신도시내 최다점포망(백화점및 할인점 6개)의 이점을
활용, 오는 9일까지 동시다발적인 가격파괴행사를 벌인다.

특히 삼성플라자와 가장 근접한 서현점은 중저가상품위주의 아울렛매장으로
바꿔 고급백화점을 지향하는 삼성과 역차별화해 나가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할인점 E마트도 삼성플라자와 업태가 다르지만
일부 고객을 빼앗길수 있다고 보고 삼성견제작전에 들어갔다.

E마트는 사무실이 있던 공간에 3백여평의 문화센터를 마련하고 23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E마트는 문구와 사무용품 특화매장인 오피스박스, 자동차용품 전문매장인
오토파크등 이색매장을 신설하는 점포리뉴얼 전략도 함께 펼치고 있다.

거대기업 삼성물산의 가세로 선후발업체간 고객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는
분당상권의 향후 구도개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