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일여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마음과 몸의 통합체라는 의미이다.

사람이 병이 들면 몸통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의학은 병든 몸의 어떤 부위를 대상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심신이 하나라고 생각하면 많은 병의 경우는 마음으로부터
발생한다고 볼수 있다.

특히 성인병의 경우가 그렇다.

성인병은 나이든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기 때문에 장수의 최대 적이다.

고령화사회의 진전과 환경오염에 따라 성인병이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날로 복잡해지고 있는 사회적 환경 또한 성인병을 재촉한다.

그러나 성인병은 그 원인의 80~90%가 누적된 스트레스, 다시 말해 마음의
병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병이 난 어떤 국소만을 다스린다고 해서 근원적 치료가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마음에서 부터 병을 잡아야 한다.

긍정적 사고, 즉 플러스 발상법으로 뇌내 모르핀을 잘 분비하게 하는
생활을 하면 성인병의 많은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뇌를 젊게 하면 인간에게 본래 주어진 수명인 1백25세까지도 살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한 사람은 이혼한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연구결과는 사망이나 이혼 또는 별거에 의한 결혼관계의 파기를
평생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사건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것은 가장 광범위한 생활조정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교도소 복역,
직장해고, 성적 장애, 은퇴보다도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고등학교를 못마친 사람의 사망률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사망률보다 95%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혜택여부와도 관계가 있겠지만 사회적 경제적 신분이 상승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얘기도 된다.

의료보험관리공단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암 고혈압 당뇨병등 성인병
진료건수가 3.2배나 늘었다고 한다.

성인병이 대부분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우리사회는 마음의 병이
깊어진 것이다.

울화통이 터지는 일들이 그처럼 많은 세상이 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